김밥 가격 인상 조짐…국민 반찬 ‘김’의 위기, 무슨 일이?
최근 국민 반찬으로 사랑받는 김의 가격이 급등하며, 김밥을 비롯한 분식 메뉴의 가격 인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출 수요 증가와 재고 감소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마른김(중품) 10장의 평균 소매가격은 1562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54원)보다 48% 상승했다.
이는 1장 당 가격이 150원을 돌파한 수치로, 국민 반찬 김의 가격 부담이 크게 늘어났음을 보여준다.
특히 전통시장보다 가격이 높은 마트에서는 10장 기준 2070원을 기록, 장당 200원에 이르는 높은 가격대를 형성했다.
도매시장에서도 김 가격의 상승세는 더욱 뚜렷하다. 중도매인 판매가는 10일 기준 1속(100장)당 1만1860원으로 전년 동기(7487원) 대비 58% 급등했다.
이 같은 가격 인상은 김밥과 같은 분식 메뉴의 원가 부담을 키우며 소비자들에게도 추가적인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분식업계 관계자들은 원재료비 상승으로 인해 운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김 가격이 치솟는 주요 원인으로는 수출 수요의 증가와 국내 재고 감소가 꼽힌다. 지난해 한국산 김의 수출은 세계 시장에서 꾸준히 증가하며 국내 공급량이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가격 상승 압박이 커졌다.
또한, 기후변화와 해양 환경 변화 등으로 해조류의 생산량이 변동되면서 공급 불안정성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러한 가격 상승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해양수산부를 통해 할인 지원과 같은 대책을 발표했으나,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당시 해수부는 “마른김 소매가격은 안정적”이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약속했지만, 올해 초 소매가격은 한 달 만에 6%나 상승하며 소비자들의 체감 부담이 커지고 있다.
김 외에도 다른 수산물의 가격도 크게 올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1.9%였던 반면, 수산물 물가는 3.1% 상승해 농산물(2.6%)보다 더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국민 생선으로 불리는 고등어의 경우, 국산 염장 중품 한 손(두 마리) 기준 평균 소매가격이 6276원으로 지난해보다 37%, 평년 대비 54% 올랐다.
김과 수산물의 가격 급등은 설 명절을 앞두고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주요 명절 음식의 재료로 사용되는 수산물이 잇따라 가격 인상을 기록하면서, 올해 설 연휴의 식탁 물가는 예년보다 더 큰 부담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김 가격 상승이 단기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하며, 지속 가능한 물가 안정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기후변화, 환율 상승, 수출 수요 증가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먹거리 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도 먹거리 물가의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소비자들의 생활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김을 비롯한 주요 먹거리 물가를 적극적으로 안정시키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김밥, 도시락 등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음식들의 가격 상승을 체감하며 물가 안정에 대한 더 큰 관심과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