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오요안나 향한 폭언 메시지 공개…“선배까지 이상하게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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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기상캐스터로 활동했던 고(故) 오요안나가 직장 내 괴롭힘을 겪었다는 정황이 드러나며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해 9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오요안나의 사망 배경에 직장 내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유튜브 채널 ‘연예뒤통령 이진호’에는 ‘충격 단독! 오요안나 카톡 입수. MBC 기상 캐스터 선배들과 갈등 왜?’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연예 기자 출신 유튜버 이진호는 오요안나가 선배들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입수해 공개했으며, 이로 인해 그녀가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던 정황이 드러났다.
공개된 대화 내용에 따르면 오요안나는 선배들과의 관계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배들과의 대화에서는 오요안나가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려 했지만, 오히려 질책과 비난을 받는 장면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
카카오톡 대화에서 또 다른 선배 B씨는 오요안나에게 “안나야, 나 녹화 내려가니까…감독님이 네가 토요일에 계속 울었다면서, 나보고 많이 혼냈죠? 이러더라”며 말을 꺼냈다.
이어 “하 진짜, 나 너무 싫거든. 너 니가 잘못해놓고 사람들 앞에서 울어버리고, 왜 선배까지 이상한 사람 만들어? 너 초등학생이야?”라고 강한 어조로 질책했다.
이에 오요안나는 “감독님들 앞에서 계속 울었다거나 그런 사실 없습니다 선배님”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B씨는 “눈물 안 흘렸으니까 괜찮다는 거야? 너 왜 말을 그렇게 해?”라며 오히려 그녀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오요안나는 결국 “죄송합니다. 제가 제 불찰로 선배님께 계속 불편 끼쳐 드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라며 사과했다.
또 “앞서 말씀드린 건 그런 일은 없었고 오해인 듯하다는 점을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기분 상하셨다면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B씨는 “안나야, 네가 악의 없고 사회생활 할 때 말하는 방식이 서투르다고 믿고 싶다”며 “카톡으로 하면 더 오해만 쌓일 것 같으니 다음에 만나서 얘기하자”고 답변했다.
이러한 대화 내용은 오요안나가 선배들과의 갈등에서 상당한 심리적 압박을 받았음을 보여준다.
오요안나는 또 다른 선배 A씨에게도 조언을 구하며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녀는 A씨에게 “선배님 저 계속 울지 않았고, 감독님 마주칠 일이 없었다”고 전했지만, A씨는 “안나야”라고 짧게 답했다.
이에 오요안나는 “선배님, 이번에도 중요한 건 저게 아닌 거죠? 눈치 없고 서투른 저 때문에 죄송해요”라고 말했다.
A씨는 “눈치 없고 서투른 게 아니라 선배한테 계속 말대답하면 어떻게 해”라며 “네가 울지 않고 울었고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야”라고 말하며 오요안나를 질책했다.
이러한 대화 내용을 통해 오요안나가 직장 내에서 단순히 업무적인 문제뿐 아니라 인간관계에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정황들이 드러나면서 MBC는 오요안나의 사망 약 4개월 만에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고 조사를 시작했다.
또한 경찰도 지난달 31일 오요안나 사건에 대한 국민신문고 민원을 접수하고 내사에 착수했다. 현재 경찰은 오요안나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오요안나의 유가족은 “그녀가 평소에 밝고 성실한 사람이었으나, 직장 내 갈등으로 인해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었던 것 같다”며 “이번 조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직장 내 괴롭힘 문제는 최근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직장 내에서의 권력관계, 소통 부재 등이 심각한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극단적인 선택으로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직장 내 괴롭힘 예방을 위해 정기적인 교육과 더불어 심리 상담 프로그램 등의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오요안나의 안타까운 죽음은 직장 내 괴롭힘이 개인에게 미치는 심각한 영향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있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