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유심 해킹…비밀번호 설정 확산에 ‘잠금 피해’ 주의

국내 1위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의 유심(USIM) 정보가 해킹으로 유출되면서 통신 보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킹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유심 도용을 막기 위해 유심 비밀번호를 설정하라는 게시물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SK텔레콤 유심 해킹은 이통사 서버 내부 유심 정보가 유출된 사안으로, 유심 비밀번호 설정이 직접적인 예방책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유심 비밀번호 설정은 휴대폰을 분실하거나 도난당했을 때 이를 습득한 사람이 기기 내 유심을 꺼내 복제하거나, 유심 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라 말했다.
또한 관계자는 “유심 내 고유정보가 해킹된 이번 사례엔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심 비밀번호를 설정할 경우 3회 이상 틀리면 휴대폰이 잠기며, 이때는 대리점을 직접 방문하거나 PUK(개인잠금해제) 코드를 입력해야만 해제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유심 비밀번호 설정이 오히려 사용자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PUK 번호를 10회 이상 틀릴 경우 해당 유심은 재사용이 불가능해 새로 구매해야 한다.
초기 비밀번호는 ‘0000’으로 설정되어 있으나, 이를 모르는 사용자들이 본인의 자주 쓰는 번호를 연속 입력하다가 단말기를 잠그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X(옛 트위터)의 한 이용자는 “초기 비밀번호가 ‘0000’인걸 모르고 자주 쓰는 비밀번호를 입력했다가 3회 이상 오입력으로 핸드폰이 벽돌이 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SK텔레콤 고객센터와 대리점에는 유심 비밀번호 관련 문의가 급증하고 있으며, 어제 하루에만 2000건 이상의 관련 문의가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혼란에 대응하기 위해 SK텔레콤은 전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권장 메시지를 순차 발송 중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타인이 고객 유심 정보를 복제·탈취해 다른 기기에서 접속하는 것을 차단하는 ‘유심보호서비스’ 가입만으로도 우려되는 사고를 막을 수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전 고객에 서비스 가입 권장 문자메시지(MMS)를 순차 발송하는 등 피해 예방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신혜연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