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사로잡은 2025서울불교박람회, 체험과 굿즈 열풍

2025서울국제불교박람회가 MZ세대의 뜨거운 호응 속에 2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을 모으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와 봉은사 일대에서 열린 이번 박람회는 불교에 관심이 없던 이들까지 매료시키며 젊은 세대의 문화 공간으로 거듭났다.

불교박람회는 불자만을 위한 행사가 아닌, 불교를 ‘소비’하는 젊은이들의 취향을 반영한 콘텐츠로 가득했다.

총 368개 업체가 481개의 부스를 운영하며 불교미술, 다도, 서적, 명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이 가운데 가장 이목을 끈 부스는 ‘임종 체험’과 ‘AI 출가 체험’이었다.

BTN불국토상조가 운영한 임종 체험 부스에서는 수의를 입고 관에 들어가 1분간 죽음을 체험하며,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유도했다.

한 참가자는 “관에 들어가 보니 외로웠다. 살아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체험이라 의미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AI 출가 체험은 태블릿 사진 촬영 후 머리를 깎고 승복을 입은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여자들은 “장난삼아 머리 밀고 절에 들어간다는 말을 자주 했었는데 실제로 스님이 된 나를 보니 기분이 묘하다”며 흥미로운 반응을 보였다.

불교 굿즈 부스는 특히 SNS를 통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무소유하러 왔다가 풀소유 했다’는 후기가 넘쳐날 정도로, 굿즈 구매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극락도 락이다’ 티셔츠, ‘번뇌가 닦이는 수건’, ‘부처의 손 인센스 홀더’ 등 불교 교리를 위트 있게 담은 제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야, 너도 부처 될 수 있어’, ‘불심 췍’ 같은 밈을 활용한 상품은 불자가 아닌 관람객까지 사로잡았다.

불교박람회 현장에는 명상, 염주 만들기, 싱잉볼 체험, 다도, 기 치료 등 다양한 불교 체험 부스가 마련되어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특히 ‘플라스틱 윤회’ 키링은 윤회 사상과 환경 문제를 접목시킨 의미 있는 콘텐츠로 관심을 모았다.

한 관람객은 “윤회라는 불교사상을 현대인의 관심사인 환경과 접목해 ‘플라스틱의 윤회’라는 주제를 끌어낸 게 재밌다”고 말했다.

행사는 입장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등 인기의 그늘도 있었다.

주말에는 입장이 제한될 정도로 관람객이 몰렸고, 일부 부스에서는 조기 품절과 대기 시간이 길어 아쉬움을 자아냈다.

한 관람객은 “어떤 부스는 입장 대기 시간만 3시간이었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운영사무국은 “관람객 안전을 고려한 최대 수용 인원이 정해져 있어 입장 제한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불교박람회는 나흘간의 일정을 마친 뒤에도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계속해서 콘텐츠를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종교의 경계를 넘은 문화 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2025서울국제불교박람회는 불교와 대중의 새로운 접점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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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연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