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C, 핫크리스피치킨 등 메뉴 가격 인상…10개월 만에 최대 300원 올라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KFC가 또다시 가격 인상에 나섰다.
KFC는 4월 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메뉴의 판매 가격을 조정한다고 밝히며, 이날부터 새로운 가격이 적용된다고 알렸다.
이번 가격 조정은 2023년 6월 이후 10개월 만으로,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물가 인상 요인을 내세운 셈이다.
이번에 인상된 메뉴는 KFC의 대표 상품인 ‘핫크리스피치킨’과 ‘오리지널 치킨’이다. 두 메뉴는 3조각 기준으로 기존보다 300원씩 인상됐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동일한 구성을 예전보다 더 높은 가격에 구매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반면, 징거버거와 징거버거 세트 등 일부 인기 버거 메뉴는 이번 인상 대상에서 제외돼 가격이 동결됐다.
KFC는 공식 입장을 통해 “최근 지속되는 원자재 가격과 제반 비용 상승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일부 메뉴의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고객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인상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1년도 지나지 않아 또 가격을 올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FC는 지난해 6월에도 원재료비와 인건비, 물류비, 배달 플랫폼 수수료 상승 등을 이유로 일부 메뉴 가격을 100~300원 인상한 바 있다.
당시에도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의 가격 인상 흐름 속에 KFC가 동참한 모양새였지만, 이번 인상은 연속적인 가격 조정이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특히 논란이 되는 부분은 KFC의 실적이다. KFC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64억 원으로, 전년도 대비 약 469%나 급증했다.
매출도 약 18% 증가한 2,923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다. 이 같은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1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메뉴 가격을 올린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실적이 좋은 기업이 왜 또 가격을 올리느냐”, “기존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구조”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에 걸쳐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KFC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실제로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는 지난 4월 3일부터 버거, 디저트, 사이드 등 65개 메뉴의 가격을 평균 3.3% 인상했으며,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노브랜드 버거는 이달 1일부터 평균 2.3% 가격을 올렸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3월 20일, 총 20개 메뉴의 가격을 100~300원 조정했고, 버거킹도 지난 1월 와퍼 등 일부 인기 메뉴를 대상으로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이처럼 주요 햄버거·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연달아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소비자들의 외식비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패스트푸드마저 가격이 오르면서 ‘가성비 외식’의 개념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고물가 시대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의견도 있다.
국제 곡물가 상승, 유가 변동, 국내 물류비 인상, 인건비 상승 등 복합적인 원가 요인이 누적되면서 본사 차원에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같은 원가 상승이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투명하게 설명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도 함께 존재한다.
한편 KFC는 가격 인상과 함께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신메뉴 개발과 할인 이벤트 확대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층이 증가하는 현시점에서, 단기적인 이벤트보다 실질적인 가격 안정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