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1000만 관중 시대, ‘안전’ 없이 환희는 없다
KBO리그가 지난해 1000만 관중 시대 열며 흥행 정점을 찍었지만, 창원NC파크에서 발생한 참극은 그 영광에 찬물을 끼얹었다.

불과 6년 전 개장한 최신 야구장에서 루버 구조물이 추락해 관중이 머리를 다치고 끝내 사망한 이번 사고는, 그 자체로 충격을 넘어 ‘야구장은 안전한가’라는 본질적 질문을 남겼다.
KBO는 즉시 4월 1~3일을 애도 기간으로 지정하고 모든 경기를 중단했다. 구단들도 일제히 안전 점검에 돌입했지만, 사고 이전까지 얼마나 허술했는지에 대한 자성은 부족했다.
야구장 구조물 추락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반복된 ‘안전 경시’가 만든 결과라는 점에서 리그 시스템 전반을 되돌아봐야 할 타이밍이다.
문제는 신축 구장도, 노후 구장도 모두 안전 사각지대를 안고 있다는 데 있다. ‘팬 친화 시설’을 앞세운 신식 구장은 다양한 조형물과 구조물을 설치하며 감성은 살렸지만, 점검 체계는 따라가지 못했다.
오래된 잠실, 사직, 수원 등은 리모델링을 거쳤어도 기본 구조의 한계와 구청, 지자체, 구단 간 책임 공방이 불안 요소다.
리그 운영의 주체인 KBO는 이제 보여주기식 ‘형식적 점검’이 아닌, 전 구장 통합 안전 매뉴얼과 관리 책임 일원화 등 구체적인 제도 개선을 내놔야 한다.

안전에 대한 구체적 비전 없이 1000만 관중은 허상이자 리스크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관중의 신뢰를 되돌리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매표소에서 입장해 좌석에 앉고, 안전하게 경기를 즐긴 뒤 무사히 귀가하는 것.
가장 기본이 무너졌을 때, 아무리 대기록이 쌓여도 리그의 미래는 보장되지 않는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