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호 침몰 전 작성된 편지, 영국 경매서 사상 최고가 기록

113년 전 대서양에서 침몰한 영국 초호화 여객선 타이타닉호와 관련된 편지가 최근 영국 경매시장에서 30만 파운드(약 5억7500만원)에 낙찰됐다.
이번에 팔린 편지는 타이타닉호에 탑승했던 생존자 아치볼드 그레이시 미국 육군 대령이 작성한 것으로, 타이타닉호 승객이 남긴 서한 중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윌트셔에 위치한 헨리 알드리지 앤드 손 경매장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익명의 구매자가 이 편지를 예상가 6만 파운드의 5배에 달하는 30만 파운드에 낙찰받았다.
해당 편지는 1912년 4월 10일, 타이타닉호 탑승 당일 그레이시 대령이 C51호 객실에서 지인에게 작성한 것이다.
그레이시 대령은 편지에 “이 훌륭한 배에 대한 판단은 여정이 끝날 때까지 미뤄둘 것”이라고 썼다. 이 문구는 결과적으로 타이타닉호의 비극적 결말을 예견한 것처럼 평가받고 있다.
편지는 타이타닉호가 다음 날 아일랜드 퀸스타운에 도착했을 때 발송되었고, 이후 런던에서 소인이 찍혔다.
타이타닉호는 탑승객 약 2200명을 태우고 북대서양을 항해하던 중 빙산과 충돌해 침몰했다.
이 사고로 150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일등석 승객이었던 그레이시 대령도 죽을 고비를 넘겼다. 얼어붙은 바다에 빠졌던 그는 뒤집힌 구명보트에 올라 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살아남은 그레이시 대령은 저체온증과 사고로 인한 신체적 충격으로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다.
그는 타이타닉호 침몰 이후 경험을 기록한 ‘타이타닉호의 진실’이라는 책을 집필했지만, 사고 8개월 뒤인 1912년 12월 2일 혼수상태에 빠졌고, 이틀 후 당뇨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경매를 주관한 헨리 알드리지 앤드 손 측은 이번 편지가 타이타닉호에서 작성된 모든 편지 중 가장 높은 가격에 낙찰된 사례라고 밝혔다.
그레이시 대령은 타이타닉호 침몰 사건을 기록한 주요 생존자 중 한 명으로 평가되며, 그가 남긴 편지와 저술은 오늘날에도 당시 비극을 생생히 전달하는 귀중한 사료로 남아 있다.
신혜연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