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노조 “카카오모빌리티 사모펀드 매각 결사반대”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이 다시 불거지자 카카오그룹 노동조합이 강하게 반발하며 사모펀드 중심의 인수 시도에 대해 “공공성 훼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17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매각 저지를 위해 가능한 모든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 택시 호출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국민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된 주요 교통 플랫폼이다.

노조는 이러한 공공적 성격을 가진 플랫폼이 수익 중심의 사모펀드에 넘어간다면 이용자 권익이 침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산업은행과 신한은행이 인수 자금 조달에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공적 자본이 투기적 자본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화섬식품노조 가광현 본부장은 “카카오모빌리티는 모든 국민이 이용하는 독보적인 교통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이를 투기적 사모펀드에 매각하고 경영권도 넘기는 건 국민의 이용권을 제약하고 탐욕스러운 투기자본 편에 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승욱 카카오지회장은 “카카오가 포털 다음을 CIC로 전환했을 당시에도 분사 계획이 없다고 했다가 곧 매각 논의로 이어졌다”며

“매각 방향과 목적이 명확하지 않아 노동환경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존 투자자인 TPG 컨소시엄이 VIG 컨소시엄을 유력 인수 후보로 삼아 지분 매각을 조율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노조에 따르면, VIG는 카카오 지분을 포함한 50% 이상의 경영권 확보를 희망하고 있으며, 자금 조달에는 산업은행과 신한은행 등이 주선사로 거론되고 있다.

서 지회장은 “매각설이 사실이라는 외부인의 제보가 있어 급히 입장을 정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카카오의 핵심사업 포트폴리오로 카카오의 경영권 매각 의사는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재무적 투자자(FI) 교체 방안을 주주사와 투자사가 검토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거래 조건 등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노조는 카카오VX,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계열사 매각 추진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들며, 단체행동으로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실제로 지난달 26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교섭 중인 9개 법인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결렬을 선언했다.

박성의 수석부지회장은 “임단협 결렬 이후 일부 법인은 교섭이 진전됐지만, 3~4개 법인은 결렬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노조는 사모펀드 중심의 구조 전환이 카카오의 사회적 책임과 이용자 보호라는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산업은행 등 공적 자본이 이런 흐름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른기사보기

신혜연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