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미술관, 반세기 만에 ‘선면서화’ 특별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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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미술관, 선우풍월, 선면서화, 단원 김홍도, 기려원류, 추사 김정희, 서호육교, 부채 그림, 조선 회화, 전통 미술
(사진 출처-간송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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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간송미술관 제공)

간송미술관이 48년 만에 조선시대 부채에 그려진 선면서화(扇面書畵)를 주제로 한 특별전을 열고, 단원 김홍도의 ‘기려원류(騎驢遠遊)’를 포함한 회화 55점을 일반에 공개한다.

이번 전시는 ‘선우풍월(扇友風月): 부채, 바람과 달을 함께 나누는 벗’이라는 제목으로, 오는 9일부터 5월 25일까지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에서 진행된다.

‘기려원류’는 1790년 제작된 김홍도의 부채 그림으로, 나귀를 타고 강변을 거니는 인물의 모습을 통해 늦봄의 정취를 전한다.

일반 회화와 달리 부채에 그려졌다는 점이 특징으로, 부채를 통해 강변의 바람과 절경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이외에도 추사 김정희, 우봉 조희룡, 안중식, 조석진, 이상범 등 조선 후기와 근대 서화계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의 부채 작품이 전시된다.

전시작 55점 중 23점은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공개된다.

특히 19세기 문인화가 한용간의 ‘서호육교’는 중국 항저우의 서호를 배경으로 이상향의 풍경을 부채에 파노라마처럼 펼쳐낸다.

조선 문인들에게 서호는 동경의 대상이자 상상의 여행지였으며, 부채 속 바람은 그 풍경과도 연결된다.

추사 김정희의 ‘증청람란(贈晴嵐蘭)’은 조선 후기 서화가 청람 김시인에게 보낸 작품으로, “청람이 장차 북쪽으로 가려 한다.

북방에는 난초가 없으므로 특별히 이를 그려준다”는 글귀가 부채 위에 담겼다.

간결한 선과 담묵의 조화가 난초의 생명력을 부각시키는 대표적 선면서화다.

조선 후기에 유행한 선면서화는 여름철 부채의 실용적 기능을 넘어 회화와 서예의 예술적 품격을 담아낸 작품으로 발전했다.

이번 전시는 간송미술관이 소장한 133점의 선면서화 중 일부를 엄선하여 선보인다.

전시 구성은 1층과 2층으로 나뉘며, 2층에서는 조선 후기부터 청나라 문인의 부채 그림을, 1층에서는 20세기 초 근대 서화가들의 부채 작품이 전시된다.

우봉 조희룡의 묵란화 2점은 생동감과 상징성을 모두 갖춘 작품으로 주목을 끈다.

조선 후기의 ‘난생유분’은 추사 김정희의 ‘문자향 서권기’를 따른 유려한 선비 정신을 담고 있으며, ‘분분청란’은 유배 시기의 자유로운 필치를 보여준다.

근대 서화계의 흐름은 안중식, 변관식, 김은호, 고희동 등 서화협회와 서화미술회 출신 작가들의 작품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들의 부채 그림은 전통 회화와 근대 감성이 교차하는 시기를 대표한다.

전시에서는 부채의 구조와 재료도 함께 소개된다.

냉금지(冷金紙)와 같이 금속 조각으로 장식된 부채 종이부터 파초선, 접선 등 다양한 형식의 부채가 함께 전시돼 미술 외적인 공예적 요소도 함께 조명된다.

이번 전시는 1977년 간송미술관 개관 6주년을 기념해 열린 부채 전시 이후 48년 만이다.

김영욱 전시교육팀장은 “선면서화는 부채라는 매개체에 담긴 회화와 서예의 정수다.

초기 간송 전형필의 컬렉션 기조에 따라 추사 김정희, 김홍도, 정선의 순으로 수집된 흐름이 그대로 전시에서도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유료로 진행되며, 예약은 간송미술관 누리집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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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연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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