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금벚꽃축제, 산불 여파로 전면 취소…양산시 “추모 분위기 동참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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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금벚꽃축제
(사진출처-양산시)
물금벚꽃축제
(사진출처-양산시)

영남 지역을 휩쓴 초대형 산불이 인명과 문화재 피해로 확산되는 가운데, 경남 양산시가 이번 주말로 예정돼 있던 ‘2025 물금벚꽃축제’ 전면 취소를 결정했다.

양산시는 28일 공식 입장을 내고 “대형 산불이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축제 개최는 부적절하다 판단했다”며 “시민과 방문객의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축제를 주관한 물금벚꽃축제추진위원회는 앞서 황산공원 벚꽃길 일대를 중심으로 초청 가수 공연, 불꽃쇼, 체험부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예고했던 터다.

벚꽃 개화 시기를 맞아 매년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황산공원은 부산·울산·경남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수변공원이다.

올해는 특히 주말과 맞물려 대규모 방문객이 예상됐으나, 산불 피해가 날로 확산되고 사망자까지 발생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시는 당초 산불 피해가 커짐에 따라 개막식만 생략한 채 주요 프로그램은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국가적 재난에 축제 개최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에 따라 전격 취소 결정을 내렸다.

축제를 위한 무대, 부스, 조명 등 관련 시설물도 즉각 철거 작업에 들어갔으며, 주말간 계획됐던 교통 통제 역시 모두 철회됐다.

양산시는 축제를 단순히 중단하는 것을 넘어, 피해자들과 함께하는 추모의 분위기로 전환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나동연 양산시장은 “산불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의 아픔을 생각하면 화려한 축제는 오히려 상처를 더할 수 있다”며 “고통을 나누고 빠른 회복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취소 결정을 내린 만큼 시민 여러분의 깊은 이해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국민 모두가 산불 피해 수습과 이웃의 아픔에 공감해야 할 시기”라며 “시 차원에서도 추가 지원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산 물금벚꽃축제는 매년 수십만 명이 찾는 지역 대표 봄꽃 행사로, 지역 경제에도 적잖은 활력을 불어넣어 왔다.

그러나 올해는 경북 의성과 안동, 청송, 영덕 등지를 중심으로 확산된 초대형 산불이 전국적인 재난 수준으로 번지며 다수의 문화유산과 생명을 앗아가 시민사회 전체가 애도 분위기로 전환된 상태다.

이번 산불로만 28일 기준 26명이 사망하고, 고운사 등 국가지정 문화재가 전소되는 피해가 잇따랐다.

이에 따라 전국 지자체들은 예정된 봄꽃 축제를 취소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같은 날 통영시는 봉숫골 꽃나들이 축제를 연기했고, 하동군은 화개장터 벚꽃축제를 아예 전면 취소했다. 남해군, 창녕군 등도 행사 일정 재조정에 나섰다.

이에 따라 이번 주말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됐던 전국 벚꽃 관광 수요에도 큰 차질이 예상된다.

특히 관광객 유입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기대했던 지방자치단체와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도 아쉬움의 목소리가 적지 않지만, 많은 시민들은 “지금은 애도와 위로가 우선”이라며 취소 결정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양산시는 황산공원 일대의 벚꽃 개화 현황에 대한 정보는 지속적으로 알릴 예정이며, 조용한 봄나들이를 원하는 시민과 관광객이 찾을 수 있도록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벚꽃은 예정대로 피었지만, 인위적 흥겨움 대신 자연과 함께하는 조용한 힐링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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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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