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산청에서 시작된 산불이 하동을 거쳐 지리산 국립공원 경계까지 침투하면서 대형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26일 산불 진화 작업 도중 소방 헬기 1대가 추락하는 사고까지 발생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54분께 경북 의성 산불 현장에서 진화를 벌이던 노란색 소방 헬기 1대가 신평면 야산에 추락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과 인명 피해는 조사 중이다. 진화에 나선 헬기가 추락한 것은 이번 산불 대응 과정에서 처음으로, 진화작업에 커다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개로 지리산국립공원 경남사무소는 이날 오전, 산청·하동 지역에서 번진 산불이 구곡산 능선을 넘으며 국립공원 구역에 본격 진입했다고 밝혔다.
불은 전날 밤 기준 국립공원 경계에서 500m까지 접근했으나, 이날 오전 10시께 구곡산 정상을 넘어 내부로 확산됐다.
이로 인해 현장 진화 인력 일부가 급히 대피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지리산 국립공원 방어를 위해 공중진화대와 특수진화대가 투입됐지만, 산의 고도와 가파른 지형, 짙은 연무로 인해 헬기를 포함한 진화 자원의 접근이 제한되고 있다.
이날 새벽부터 동원된 산불 진화 헬기 30대, 인력 1720명, 차량 218대는 강풍과 지형 난관 속에서도 총력 진화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박명균 경남도 행정부지사는 “국립공원 내 낙엽이 두껍고 건조해 불씨가 쉽게 꺼지지 않고 있다”며 “모든 가용 인력을 투입해 확산 저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26일 오전 기준 산청·하동 산불 진화율은 약 80%로 집계됐다.
이번 산불은 산림 생태뿐 아니라 문화유산 보호 측면에서도 긴급 상황으로 분류된다.
국립공원 내부로 화재가 번지면서 자연 생태계와 역사자산의 피해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소방 헬기 추락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진화 작업의 안정성과 지속성에도 비상이 걸렸다.
신혜연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