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현금 부족 위기… 회생절차 신청서에 “5월 부도 가능성”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가운데, 단기자금 조달이 막히며 최악의 경우 5월부터 현금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지난 4일 법원에 제출한 회생절차 개시 신청서에서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단기자금 조달 실패로 3월 17일 184억 원의 현금 부족이 발생한 뒤, 5월 말에는 7,395억 원까지 부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8일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강등되면서 기업어음(CP)과 영업대금 유동화 차환이 불가능해졌으며, 이로 인해 가용 현금이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2월 28일 기준 매입·영업대금 유동화 부채 4,618억 원과 단기 기업어음 1,880억 원을 합한 6,498억 원이 지속적으로 조달되지 않으면, 단기 자금 운용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홈플러스는 “신속한 회생 절차를 통해 금융채무 상환을 유예하고, 상거래채권 지급 조정 등의 조치를 통해 현금 보유액을 늘릴 것”이라며,
“5월 말까지 현금 보유고를 2,779억 원으로 증가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재무 정상화를 위해 홈플러스는 금융채권자와 협의해 이자율 조정 및 변제 조건을 변경하고, 점포 임대료 조정과 계약 해지권을 활용해 현금 흐름을 개선할 계획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과거 매각 후 재임대(SLB)한 점포 중 영업이익에 부담을 주는 과도한 임차료가 책정된 매장에 대해 임대인들과 차임 조정을 시도할 예정”이라며,
“재무 구조를 개선해 계속기업으로서 존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부채 상환을 위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슈퍼마켓)’ 사업 부문의 매각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홈플러스 측은 “회생 절차 개시 이후 채권자들과 논의해 슈퍼마켓 사업 매각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홈플러스는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2018~2019년 최저임금 29% 인상,오프라인 중심 사업구조, 쿠팡 등 이커머스 시장 확장, 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금 조달 비용 증가 등을 지목했다.
회계연도 기준 2022년과 202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홈플러스는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 흐름을 창출하고 있지만, 리스부채와 금융비용 증가로 인해 마이너스 재무 현금 흐름을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의 총부채는 1월 말 기준 8조 5천억 원에 달하며, 이 중 리스부채가 2조 4천억 원, 유동성 리스부채 1조 88억 원, 상환전환우선주 1조 1천억 원, 장기차입금 1조 6천억 원, 매입채무 5,505억 원, 단기차입금 3,819억 원 등이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를 통해 상거래채권 100% 변제를 목표로 하며, 금융채권자의 이자율 조정과 변제 조건 변경을 통해 최대한 변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M&A(인수합병) 가능성에 대해선 “현재로선 쉽지 않지만, 채권 구조가 정리되고 소비자 신뢰가 유지되면 추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신혜연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