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콘텐츠 사용료 재조정 필요성…멀티호밍 전략 반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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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방송 콘텐츠 대가, 멀티호밍 전략, 콘텐츠 사용료, OTT 플랫폼, 방송채널사용사업자, 유료방송 시장 변화, 콘텐츠 독점 공급, 방송 콘텐츠 수익, 유료방송 경쟁력, 홀드백 전략
(사진 출처-한국방송학회 제공)
유료방송 콘텐츠 대가, 멀티호밍 전략, 콘텐츠 사용료, OTT 플랫폼, 방송채널사용사업자, 유료방송 시장 변화, 콘텐츠 독점 공급, 방송 콘텐츠 수익, 유료방송 경쟁력, 홀드백 전략
(사진 출처-한국방송학회 제공)

유료방송 시장에서 콘텐츠 사용료 산정 기준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이 유료방송 플랫폼뿐만 아니라 다수의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에 콘텐츠를 중복 공급하는 ‘멀티호밍(Multi-homing)’ 전략을 채택하면서 콘텐츠의 독점성이 감소하고 있는 만큼, 이에 맞춰 사용료 체계를 조정해야 한다는 논리다.

황용석 건국대학교 교수는 17일 한국방송학회 주최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유료방송 콘텐츠 거래체계 및 대가산정 기준 마련 필요성’ 세미나에서 “콘텐츠 사용료 산정 시 플랫폼 간 중복 공급을 고려해야 하며, 콘텐츠가 독점적으로 제공될 때와 다르게 사용료를 책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세미나는 IPTV(인터넷TV), 케이블TV(SO), 위성방송 등 기존 유료방송 시장이 위축되면서 콘텐츠 거래 대가를 둘러싼 분쟁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합리적인 대가 산정 기준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황 교수는 김헌 한양대 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유료방송과 OTT 간의 콘텐츠 공급 중복성에 따른 대체 가능성을 분석하고, 유료방송 콘텐츠 대가 협상의 기준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연구들이 유료방송과 OTT의 경쟁 관계를 이용자 관점에서 분석한 것과 달리, 프로그램 공급자 입장에서 조사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 결과, 다수의 OTT에 중복 공급된 콘텐츠의 시청률이 단독 공급된 콘텐츠보다 오히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은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디즈니+, 쿠팡플레이 등 6개 OTT 서비스에서 제공된 1455개 프로그램이다.

조사에 따르면, 단독 공급된 콘텐츠의 평균 시청률은 KBS 2.3%, MBC 1.97%, SBS 1.45%, JTBC 0.65%, MBN 0.33%, TV조선 0.30%, tvN 2.61%였으나, 다중 공급된 콘텐츠의 경우 KBS 3.63%, MBC 4.21%, SBS 6.62%, JTBC 2.85%, MBN 1.16%, TV조선 0.59%, tvN 2.61%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는 OTT 등장 이전부터 계열 PP를 통해 멀티호밍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연구에 따르면, KBS 계열 PP의 경우 전체 편성 중 자체 제작 프로그램 비율이 18.5%, MBC 계열은 24.2%, SBS 계열은 30%로, 다수의 프로그램이 외부 콘텐츠로 채워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콘텐츠 공급 방식은 유료방송 사업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기존 유료방송에서 콘텐츠가 OTT로 전달되기까지 일정 기간의 홀드백(holdback)이 적용되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방송 직후 OTT에서 즉시 제공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웨이브와 티빙의 경우, 방송 프로그램의 90% 이상이 방영 직후 바로 OTT에 제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유료방송 플랫폼의 콘텐츠 차별성을 약화시키고, 가입자 이탈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다.

황 교수는 “짧은 홀드백 전략이 시청자의 즉각적인 콘텐츠 소비 욕구를 충족하는 데 기여하지만, 유료방송 사업자 입장에서는 콘텐츠의 독점적 가치가 하락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멀티호밍 전략이 적용된 콘텐츠의 사용료는 플랫폼별 독점 여부에 따라 차등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진 발표에서 곽정호 호서대학교 교수는 케이블TV 중심의 새로운 콘텐츠 대가산정 기준을 제안했다.

그는 “현재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지불하는 콘텐츠 대가가 지나치게 높아 지속 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며

“PP에 지급하는 콘텐츠 사용료의 총액을 정하고, 이를 합리적으로 배분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21년 기준 SO(케이블TV) 사업자들은 기본채널 수신료 매출 5105억 원 중 66.04%인 3371억 원을 콘텐츠 사용료로 지급하고 있다.

반면 IPTV 사업자들은 기본채널 수신료 매출(2조 994억 원)의 26.17%에 해당하는 5493억 원을 프로그램 사용료로 지출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상황이다.

곽 교수는 “현재 콘텐츠 사용료 구조는 유료방송 시장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신뢰 기반의 새로운 산정 기준이 필요하다”며

“콘텐츠 공급 방식의 변화에 따른 합리적인 사용료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콘텐츠 사용료 차등 적용 외에도 유료방송 플랫폼과 OTT 간의 협력 방안, 콘텐츠 배급 구조 개선, 유료방송 시장 내 경쟁력 강화 방안 등 다양한 주제가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플랫폼 간의 형평성을 유지하고 콘텐츠 공급자의 지속 가능한 수익 모델을 마련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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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연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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