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가격도 상승하나?…세계 유제품 가격 급등에 식품업계 ‘비상’

0
치즈
(사진출처-픽사베이)
치즈
(사진출처-픽사베이)

세계 유제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식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유제품을 수입해 가공·판매하는 기업들은 치솟는 원가 부담에 직면하며 가격 인상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식품업체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 2월 세계 유제품 가격 지수는 148.7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1월 지수인 142.9보다 4.0% 상승한 것으로, 2022년 10월 149.2를 기록한 이후 약 2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제품 가격 지수는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두고 비교하는 지표로, 최근 몇 년간 등락을 거듭하다가 2023년 9월 112.0까지 하락한 바 있다.

그러나 2024년 8월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다시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 유제품 가격이 상승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주요 생산지인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우유 생산량이 줄어든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유럽과 북미에서도 기후 변화와 생산 비용 증가 등의 요인으로 인해 우유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어 전반적인 유제품 공급이 줄어들고 있다.

반면 글로벌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이러한 가격 상승은 국내 식품업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유제품 자급률은 약 44%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치즈, 크림, 분유 등 가공 유제품의 경우 대부분 해외에서 들여오는 만큼 글로벌 가격 상승이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원가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16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54원으로, 이는 국내 식품업체들이 올해 예상한 환율 수준인 1300원대 후반~1400원대 초반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환율이 높아지면 수입 원가가 증가하기 때문에 제품 가격 상승 압박이 더욱 심화된다.

원재료 뿐만 아니라 가공 비용, 물류비, 포장재 비용까지 전반적인 비용이 증가하고 있어 식품업체들은 제품 가격 조정을 두고 신중하게 검토 중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유제품 원재료 가격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고, 포장재 비용과 가공비까지 전반적으로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제품 가격 인상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도 “대부분의 유제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유제품 가격과 환율이 동시에 오르면서 원가 부담이 상당히 커지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버티고 있지만, 앞으로 상황이 더 악화되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유제품 가격 상승으로 인해 국내에서도 일부 제품의 가격이 조정된 바 있다.

2022년과 2023년에도 원유 가격 인상과 물류비 상승 등의 이유로 치즈, 우유, 버터 등의 가격이 인상됐으며, 이번 유제품 가격 급등이 또 한 번의 가격 인상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들은 이미 각종 생활물가 상승으로 인해 부담이 커진 상태에서 유제품 가격까지 오를 경우 가계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치즈, 크림, 버터 등은 빵과 디저트류 뿐만 아니라 각종 가공식품과 외식 산업에서도 널리 사용되는 원재료인 만큼, 식품 전반에 걸친 가격 인상이 도미노처럼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유제품 가격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원유 생산량이 줄어드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 유제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제 정세 불안과 물류비 상승 등의 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유제품 가격이 쉽게 안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국내 식품업계도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유제품 사용량을 조정하거나, 대체 원료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국내 원유 생산을 확대하는 등의 전략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가격 인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앞으로 유제품 가격 상승이 국내 식품업계와 소비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기업들은 가격 인상과 소비자 부담을 고려한 최적의 해법을 찾아야 하며, 정부 차원에서도 식품 원자재 가격 안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기사보기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

 

0 0 votes
Article Rating
Subscribe
Notify of
0 Comments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