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249명, 사교육업체에 문항 판매… 5년간 212억 원 챙겼다

교사들이 대형 입시 학원과 사교육업체에
불법적으로 수능 모의고사 문제를 유출하고 대가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감사원이 18일 공개한 “교원 등의 사교육시장 참여 관련 복무실태 점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249명의 교사가 문항을 거래해 총 212억 9000만 원을 챙겼다.
서울·경기 및 6개 광역시 고교 교사들을 중심으로 조사한 결과,
문항 판매를 통해 50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사례가 확인됐다.
이들은 주로 과학(31.1%), 수학(26.8%) 등 수능 주요 과목 문항을 제작해 판매했다.
특히 서울(75.4%) 지역에서 문항 거래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졌으며,
대치동과 목동 등 대형 사교육업체가 밀집한 지역의 교사들이 다수 연루됐다.
문항 거래는 주로 사교육업체 소속 강사나 EBS 교재 집필진 명단을 통해
교사들에게 접근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업체 측은 교사에게 출제 방향과 난이도를 지정한 뒤 구두 계약을 체결하고,
일반 문항 10여만 원, 고난도 문항 20여만 원에 거래했다.
계약서 없이 진행돼 적발이 어려웠고,
일부 교사는 특정 업체와 ‘전속 계약’을 맺고 지속적으로 문항을 제공하기도 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들 중 16명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속여
수능과 모의평가 출제위원으로 선정되었으며,
일부는 문항 거래 관계에 있는 사교육업체에 출제 의도를 유출한 정황도 포착됐다.
경기 용인시의 한 고교 수학 교사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문항을 팔아 2억 4300만 원을 받았으며,
서울 송파구의 한 영어 교사는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500만 원을 챙겼다.
또한, 사교육업체들은 이러한 교사들을 모아 문항 제작팀을 구성했고,
일부 교사는 직접 조직을 꾸려 다른 교사들을 섭외하는 역할까지 맡았다.
대구 수성구의 한 수학 교사는 다른 교사 7명을 모아
문항 공급 조직을 운영하며 업체로부터 6억 6100만 원을 받았고,
동료 교사들과 수익을 분배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고교 수학 교사는 대학 동기인 강사를 위해
교재 제작 업무를 맡아 연봉으로 3660만~4211만 원씩 총 2억 1000만 원을 받았다.
서울 양천구의 한 고교 수학 교사는 문항 120개를 제작하기로 했으나
시간이 부족해 서초구의 한 교사에게 223만 원을 주고 하청을 주기도 했다.
감사원은 “교육부가 2016년 학원용 문항 매매를 금지하는 공문을 시도 교육청에 보냈으나, 지도·감독이 소홀해 사교육업체와의 문항 거래가 계속됐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비위 정도가 중하다고 판단되는 교사 29명에 대해
징계(8명) 또는 비위 통보(22명) 조치를 내렸으며,
나머지 220명은 교육부에 적정 조치를 요청했다.
신혜연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