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알만 한데 67만원?”…없어서 못 파는 초소형 명품 아이템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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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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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귀금속 거리에 위치한 한 금은방. 평일 오후인데도 불구하고 매장은 손님들로 북적인다. 최근 금값이 치솟으면서 작은 금 조각을 모으는 ‘콩알금’ 투자 열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한 돈짜리 콩알금을 찾는 손님이 많지만, 매장 직원은 “한 돈짜리는 모두 판매됐고, 반 돈과 1g짜리만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금 한 돈(3.75g)의 가격은 현재 약 67만 원, 반 돈(1.875g)은 3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손톱보다 작은 크기지만 가격은 상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장 직원은 “한 돈짜리 콩알금은 없어서 못 판다”며 “예쁘게 보관할 수 있도록 유리병과 미니 모자, 옷 등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금값이 급등하면서 대형 골드바를 사기에는 부담스러운 투자자들이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콩알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0g 골드바의 1g당 금값은 15만 6,230원(2월 11일 기준)으로, 거래소 금 시장이 개장한 2014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값이 온스당 3,000달러를 향해 급등하면서, 대량 금거래가 위축되고 소량 금 거래가 활발해진 것이다.

콩알금은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디자인으로 출시되면서 수집의 재미까지 더했다.

하트, 곰돌이, 별, 복주머니, 네잎클로버, 골프공 등 다양한 모양의 콩알금이 나오면서 투자뿐만 아니라 수집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콩알금을 투명한 아크릴 액자에 넣어 보관하거나, 꾸준히 모아 나중에 큰 금괴로 교환할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이재영(33) 씨는 “결혼기념일마다 콩알금을 모으고 있다”며 “경기가 불안정하다 보니 안정적인 금 투자가 좋다고 생각했다. 이벤트 비용을 아껴 금을 모아 미래에 자녀를 위해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콩알금은 선물용으로도 인기다. 특히 돌반지 선물을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

전통적인 돌반지는 세공비가 비싸고 가격 부담이 크지만, 0.5g 혹은 1g짜리 저중량 콩알금은 비교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정모(30) 씨는 “현금을 주기엔 성의 없어 보이고, 아기 용품을 선물하자니 부모 취향에 맞출 자신이 없었다. 그러던 중 0.5g짜리 금반지를 발견했는데 가격이 10만 원 내외라 선물하기 딱 좋았다”고 전했다.

금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시중에 풀린 돈이 많고, 금리가 내려가는 추세이기 때문에 당분간 금값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값이 폭등하면서 대형 골드바 대신 콩알금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격 부담은 적으면서도 안정적인 자산으로 보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콩알금 투자 열풍이 지속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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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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