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박쥐상, 금값 폭등에 가치 10배 상승…27억→261억 ‘혈세 논란 재점화’

전 세계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남 함평의 황금박쥐상 가치도 폭등했다. 과거 ‘혈세 낭비’ 논란이 일었던 이 황금 조형물의 현재 가치는 무려 261억 원을 넘어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4년 2월 12일 기준 국제 금 시세는 1g당 15만 8870원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금값이 상승하면서 은 가격도 영향을 받아 지난해 2월 1g당 988원이던 것이 올해 1489원까지 올랐다.
황금박쥐상은 멸종위기 1급이자 천연기념물인 황금박쥐(큰박쥐)가 1999년 전남 함평에서 대량으로 발견된 것을 기념해 제작됐다.
이 조형물은 높이 2.18m, 폭 1.5m 크기로, 2005년 제작을 시작해 2008년에 완성됐다.
순금 162kg과 순은 281kg을 사용해 제작된 황금박쥐상은 당시에도 높은 제작 비용으로 논란이 많았다.
재료비만 28억 3000만 원이 소요되면서 일부 시민들과 정치권에서 ‘세금 낭비’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금과 은 가격이 급등하면서 현재 조형물의 가치가 10배 가까이 상승했다.
금값만 257억 3694만 원, 은값은 4억 1840만 원으로 합산하면 총 261억 5563만 원에 이른다.
황금박쥐상이 일반에 공개된 이후, 2019년에는 도난 사건도 발생했다.
당시 3인조 절도범들이 이 조형물을 훔치려다 검거된 사건이 있었다. 이후 함평군은 보안을 강화해 조형물을 지하에 보관하며 특정 기간에만 공개했다.
그러다 2023년, 함평나비대축제에 맞춰 황금박쥐상을 전시 공간으로 옮기며 상시 공개를 결정했다. 현재 이 조형물은 전남 함평군 함평추억공작소 1층 특별전시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
방탄 기능이 있는 3cm 두께의 강화유리로 보호되며, 적외선 감지장치와 동작 감지기, 열 감지기가 설치돼 있다. 또한 분실이나 파손을 대비해 연간 2100만 원 규모의 보험이 가입돼 있어 만약의 상황에서도 원상 복구가 가능하다.
금값이 상승하면서 황금박쥐상의 경제적 가치도 크게 증가했다. 과거 ‘혈세 낭비’로 비판받았던 조형물이 이제는 함평군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함평군은 황금박쥐상을 관광 콘텐츠로 적극 활용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이상익 함평군수는 “황금박쥐상이 이제 함평군의 주요 관광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며 “이를 중심으로 다채로운 문화관광 콘텐츠를 개발해 방문객 유치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함평군은 황금박쥐상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전시 이벤트를 기획 중이며, 국내외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황금박쥐상을 둘러싼 논의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현재의 금 시세를 고려할 때 조형물을 매각해 실질적인 재정 수익을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반대 측에서는 황금박쥐상이 지역 문화유산이자 관광 명소로 자리 잡은 만큼 이를 유지하는 것이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어느 쪽이든 금값 상승으로 황금박쥐상의 존재감이 커진 것은 분명하다. 과거 논란의 중심에 있던 이 조형물이 이제는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지닌 자산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향후 함평군이 이 조형물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