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하락 거래 비중 증가…금천·노원구 집값 20~30% 급락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하락 거래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며 일부 지역에서는 집값이 20~30% 이상 하락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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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22년 고점에 매수한 집주인들은 속이 타들어가고 있으며, 수도권을 비롯한 지방 아파트 시장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서울 금천구 시흥동 벽산1단지 아파트(전용 114㎡)가 지난달 17일 5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2022년 3월 같은 면적이 7억9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억2000만원(27%) 하락한 금액이다.
현재 네이버 부동산에 올라온 매물도 5억6000만원부터 형성돼 있어 추가 하락 가능성도 열려 있다.
노원구 하계동 하계1차 청구아파트(전용 84㎡)는 2021년 9월 10억6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지난달 16일 6억8000만원에 팔리며 3억8000만원(35%) 하락했다.
부동산 프롭테크 기업 직방의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분석에 따르면 작년 8월부터 서울 아파트 하락 거래 비중이 증가해 11월에는 상승 거래보다 하락 거래가 많아졌다.
올해 1월 전국 아파트 거래 중 44.9%가 이전 거래보다 낮은 가격에 매매된 것으로 집계됐다.경기와 인천 역시 약세가 뚜렷하다.
수도권 전체 하락 거래 비중은 지난해 12월 43.4%에서 올해 1월 43.6%로 높아졌다.
서울은 강남 3구와 용산, 마포, 성동 등 일부 지역에서 상승세가 지속됐지만, 금천구(66.7%), 노원구(55.7%)는 절반 이상이 하락 거래로 나타났다.
경기도에서는 성남시 수정구(61.5%), 이천시(61.1%), 안산시 상록구(61.0%) 등에서 하락 거래 비중이 60%를 넘었고, 의왕시(55.9%), 용인시 처인구(51.8%), 의정부시(50.8%)도 절반 이상의 거래가 하락세를 보였다.
인천 역시 중구(52.8%), 남동구(51.6%)에서 하락 거래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지방 광역시도 상황이 좋지 않다.
대전(49.2%), 제주(49.0%), 부산(47.1%), 대구(46.3%) 등에서 하락 거래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며 전국적으로 집값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지방은 준공 후 미분양(악성 미분양)이 지난해 말 2만 가구를 넘어섰고, 수요 감소와 지역 경제 불안까지 겹치면서 주택 거래시장이 더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직방 관계자는 “수도권 일부 단지는 여전히 거래가 이루어지며 국지적인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며 “경기 침체, 정국 불확실성, 금리 인하 지연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거래 부진과 가격 하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