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 충주에서 3년 만에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해 주민들이 불안을 호소했다. 한밤중 강한 흔들림을 경험한 지역 주민들은 “집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는 걱정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7일 오전 2시 35분께 충북 충주시 북서쪽 22km 지역에서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기상청이 밝혔다.
이번 지진의 진앙은 북위 37.14도, 동경 127.76도로 충주시 앙성면에 위치했으며, 진원의 깊이는 9㎞로 추정됐다.
당초 기상청은 지진파 중 속도가 빠른 P파를 자동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지진의 규모를 4.2로 추정했지만, 추가 분석을 거쳐 3.1로 수정했다.
지진 규모가 1.1 차이 나면 위력은 이론적으로 약 44배 차이가 나므로, 초기 발표와 차이가 있었다는 점이 주목됐다.
이번 지진 발생 직후 기상청은 충청권을 비롯해 서울, 인천, 강원, 전북, 경북, 경남 등 여러 지역에 새벽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현재 기준에 따르면 최대 예상진도가 ‘5 이상’일 경우 예상진도가 ‘2 이상’인 시군구에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며, 최대 예상진도가 ‘4 이하’이면 예상진도 ‘2 이상’인 시군구에는 안전안내문자가 전송된다.
기상청은 지난해 10월 지진 이후 실제로 흔들림이 감지된 지역에만 재난문자를 발송하도록 기준을 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에도 충북 뿐만 아니라 수도권을 포함한 다양한 지역에 재난문자가 발송됐다.
충주와 가까운 음성군 및 강원 원주시에서는 진도 4 수준의 흔들림이 감지된 것으로 추정된다.
진도 4는 실내에 있는 많은 사람이 흔들림을 느끼고 일부가 잠에서 깰 정도의 진동이며, 그릇이나 창문이 흔들릴 수 있는 수준이다.
이날 지진을 경험한 주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벽이 움직이는 걸 봤다. 진짜 놀랐다”, “방바닥 밑에서 드르륵 소리가 들리고 재난문자가 오더라”, “중요한 일정이 있는데 잠을 못 잤다”, “한동안 떨림이 심했다. 집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전쟁이 난 줄 알았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공포심을 드러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54분 기준 전국에서 들어온 유감 지진 신고는 강원 13건, 충북 8건, 경기 2건으로 집계됐다.
다행히도 오전 3시까지 지진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행안부는 이번 지진 발생 직후 경계 단계의 지진 위기경보를 발령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비상 1단계를 가동했다.
지진의 여진 가능성과 피해 여부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대비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지진은 올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7건의 규모 2.0 이상 지진 중 가장 강한 것으로 기록됐다. 특히 충주 주민들은 2022년 9월 충주 인근 괴산에서 발생한 규모 4.1의 강진을 떠올리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당시에도 한밤중 강한 흔들림이 감지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신고가 쇄도했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한반도의 단층 활동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충주 인근 지역은 단층 활동이 비교적 활발한 지역으로, 이후 여진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추가 지진 발생 시 신속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진 발생 직후, 지진 대비 행동 요령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지진이 발생할 경우 실내에서는 테이블이나 문틀 아래로 몸을 피하고, 흔들림이 멈춘 뒤 건물 밖으로 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엘리베이터 이용을 자제하고, 대피 시에는 머리를 보호할 수 있는 물건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번 충주 지진을 계기로, 국내 지진 대응 체계와 예방 대책이 더욱 강화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향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지진에 대비하기 위한 체계적인 방안 마련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