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대규모 숲 조성…조류 충돌로 인한 항공사고 우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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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사진출처-제주도)
제주도
(사진출처-제주도)

제주국제공항 인근에 대규모 숲을 조성하는 계획이 발표되면서 항공기와 조류의 충돌 사고(bird strike) 위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제주도는 최근 ‘도시와 자연의 공존’을 목표로 한 ‘제주숲 공간혁신 시즌2’ 구상안을 발표하며, 오는 2026년까지 숲 조성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구상안에 따르면 제주도는 제주시 공항로와 서부공원(약 17.8㏊)을 연결해 총 20.4㏊에 달하는 ‘제주맞이 숲’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 숲은 제주공항에서 약 1~1.5㎞ 떨어진 해태동산 서쪽 지역에 조성된다. 숲이 완성되면 공항 인근의 녹지 공간을 확장하고 자연친화적인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공항 인근 숲 조성이 항공기와 조류 충돌 사고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과 지역 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류 충돌은 항공기 이착륙 시 안전을 크게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로, 실제로 과거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에서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조류 전문가들은 대규모 숲이 조성되면 조류 서식지가 늘어나면서 항공 안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조류 전문가는 “작은 새들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까치나 비둘기 같은 크기의 새들은 항공기에 충돌할 경우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며 “공항 근처에 큰 규모의 숲을 만드는 것은 신중히 검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도심 속 숲도 까치와 같은 새들이 잠자리로 이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로수 길 정도의 녹지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대규모 숲은 조류 집단 서식 환경을 제공해 충돌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제주공항 서쪽 활주로 인근에서 공원 조성을 논의했던 사례를 언급하며, 당시에도 항공기 이착륙 방향과의 충돌 우려로 계획이 무산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제주지방항공청은 이 문제에 대해 아직 제주도로부터 정식 논의를 제안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착륙 코스에 숲이 조성될 경우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활주로와의 거리와 숲의 규모에 따라 조성 가능 여부가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주도, 한국공항공사, 조류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공항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는 이번 숲 조성을 통해 도시와 자연의 조화를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지만, 조류 충돌 가능성을 포함한 항공 안전 문제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요구된다.

특히 공항과의 거리를 포함한 설계 단계부터 전문가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잠재적 위험을 줄이는 방안이 필요하다.

제주맞이 숲 조성이 공항 근처 녹지 확충과 환경 개선에 기여할 수 있을지, 아니면 조류 충돌 사고 가능성을 높여 논란의 대상이 될지는 향후 논의와 조치에 달려 있다.

제주도가 이번 계획을 어떻게 추진하고 안전 문제를 해결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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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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