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로 부모 잃은 학생의 절규…

"악성 댓글에 상처받은 유가족의 안타까운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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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참사
(사진출처-박근우 페이스북 캡처)
제주항공 참사
(사진출처-박근우 페이스북 캡처)

무안항공 여객기 참사로 부모를 잃은 대학생 박근우(23) 씨가 사회적 편견과 악성 댓글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사고에 대한 책임 규명과 유가족들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요청했다.

그는 사고 당시의 충격적인 상황과 이후 겪고 있는 어려움을 SNS를 통해 직접 전하며, 이번 참사가 유가족들에게 어떤 의미로 남아 있는지, 또 어떤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 이야기했다.

박씨는 지난 11일 자신의 SNS에 “이번 제주항공 참사로 사랑하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잃었다”며 “우리는 나랏돈을 축내는 벌레가 아니다”라는 절박한 심정을 밝혔다.

그는 사고 당일 어머니에게 받은 마지막 메시지를 언급하며 당시 상황을 생생히 전했다. “엄마가 보낸 ‘새가 날개에 끼어 착륙을 못 한다. 유언을 해야 하냐’는 메시지에도 설마 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고 무안까지 30분 만에 달려갔습니다.”

박씨는 “12월 30일에 엄마를, 31일에 아빠를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라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뒤 느낀 슬픔과 상실감을 전했다.

그는 또한 참사 현장에서 자신과 가족들을 위해 애써준 소방관, 경찰관, 공무원 등 관계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하며 “이 모든 것이 앞으로 제가 갚아야 할 빚”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참사 이후 유가족들에게 지급된 긴급 생계비와 관련된 기사에 달린 악성 댓글은 박씨에게 또 다른 큰 상처가 되었다.

그는 “우리는 나랏돈을 축내는 벌레가 아닙니다. 설령 보상금이 들어온다 하더라도 그것이 가족들의 목숨값인데, 펑펑 쓰고 싶은 마음이 들겠습니까?”라며 비난과 오해를 해소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이런 댓글 하나하나가 유가족들에게는 너무 큰 상처입니다. 저희는 돈 벌자고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덧붙였다.

박씨는 현재 생계를 걱정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고의 원인을 명확히 밝히고자 유가족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아가 됐는데 아직 제대로 슬퍼해 본 적이 없습니다. 앞으로의 걱정에 깔려 죽을 것 같습니다.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지만,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으면 부모님의 죽음이 억울한 죽음이 될까 두려워 생업을 제쳐두고 무안에서 유가족들과 함께 진실을 밝히고 있습니다.”

그는 참사의 책임 소재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만약 항공기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다면 이는 제주항공의 잘못일 것이고, 새를 방치했다면 공항의 잘못일 겁니다.

또 로컬라이저를 콘크리트 위에 설치한 것은 항공청과 공항공사의 책임일 겁니다.” 그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해야만 참사의 재발을 막고 희생자들의 억울함을 풀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끝으로 “이 사고가 모두 마무리될 때까지만이라도 무안공항과 제주항공 참사를 잊지 말아 달라”며 “그렇게 해야만 우리 유가족들도 슬픔과 허탈감을 가슴에 묻고 다시 동료 시민 여러분과 함께 잘 살아갈 수 있을 겁니다.

한 번만 같은 사회에 살아가는 동료로서 저희를 도와달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박씨의 이야기는 유가족들이 겪는 심리적 고통과 사회적 편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며, 참사 이후 남겨진 이들이 겪는 현실에 대해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 참사의 책임 규명과 함께,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통해 유가족들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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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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