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지킨 의사 신상 털고 부모 욕까지… 익명 커뮤니티, 경찰 수사 의뢰
병원 지킨 의사에 신상 털기·부모 욕… 경찰 수사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에서 의료대란 속 현장에 남아 근무 중인 의사를 향해 신상정보 공개, 명예훼손, 협박, 각종 모욕과 욕설 등이 일삼고 이어졌다는 폭로가 나왔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사건의 심각성을 고려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지난 12월 2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의 한 수련병원에서 일반의로 근무 중인 A 씨는 자신의 블로그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의사 커뮤니티에서 벌어지는 집단 린치를 폭로한다’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A 씨는 “특정 익명의 의사 커뮤니티에서 몇 주간 지속해 실명을 포함한 신상정보 공개, 허위 사실을 포함한 명예훼손, 협박, 각종 모욕과 욕설을 포함하는 극단적인 집단 린치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 씨가 공개한 게시글 캡처본에는 “동료 등에 칼 꽂고 신나냐”, “너희 부모는 못 참아서 너 같은 걸 낳았냐”, “부끄러운 줄 모르냐”, “이런 건 또 누가 낳았냐”는 등 부모까지 겨냥한 모욕적인 표현이 담긴 내용이 있었다.
A 씨는 의료계 공백이 길어지자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지난달부터 일반의로 근무하고 있는데 이때부터 괴롭힘이 시작됐다고 토로했다. 의사들만 가입할 수 있는 특정 커뮤니티에서 A 씨의 출신 학교, 소속, 이름 초성 등을 밝힌 뒤 무차별적인 비난을 가하는 괴롭힘 행태가 이어졌다.
A 씨는 익명성이 과도하게 보장된 커뮤니티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국회 국민 동의 청원 게시판에 “매주 올라오는 게시글을 통해 조롱당한다. 지금도 극심한 모욕과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플랫폼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관련 법 개정을 통해 익명 커뮤니티에서도 피해자가 가해자를 특정하고 법적 도움을 받게 해 달라”고 해결을 요청하며 호소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해당 게시글을 확인해 서울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피해 의사) 본인도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돼 있지만 신속한 수사 착수를 위해 복지부 차원의 수사 의뢰를 결정했다”고 12월 2일에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이와 더불어 해당 사건의 심각성을 고려 하여 수사 의뢰와 함께 익명 커뮤니티에서 발생하는 명예훼손 및 협박 사건에 대한 대책 마련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