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이 날 조종했다”… 20대 손주 친할머니 존속살해

친할머니 살해한 손주…“외계인이 조종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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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픽사베이)
(사진 출처 – 픽사베이)

강원 강릉시에서 드라마 주인공과 자신을 비교한다는 이유로 같이 사는 친할머니를 흉기로 살해하고 도망간 20대 손주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28일 춘천지법 강릉지원 제2형사부(권상표 부장판사)는 존속 살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20대 A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또,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7월 22일 밤, 강릉시 강동면 안인진리 소재의 한 주택에서 친할머니 B씨(70대)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 조사에서 “외계인이 자신을 조정해서 할머니를 찔러 죽이게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일본 애니메이션 작가로부터 받은 돈을 할머니와 아버지가 몰래 사용하는 거 같다”, “할머니가 자신을 인신매매범들에게 팔아 넘기려 한다”며 횡설수설하는 등의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건이 일어난 당일 “흉기를 든 사람이 어슬렁거린다”는 주민 신고에 강릉시 청량동 일대에서 흉기를 든 채 배회하던 A씨를 체포했다. 흉기를 소지한 A씨 옷에는 당시 피가 묻어 있었다.

A씨는 체포되기 전, 할머니를 살해한 뒤 체포를 피하고 저항할 목적으로 주방 싱크대에꽂혀 있던 흉기를 챙겨 도주했다. 그 후 강릉시 율곡로 일대를 배회하다 지나가는 행인 C씨에게 위해를 가하려 시도했지만, C씨가 도망치며 미수에 그쳤다.

30분가량이 지난 후에는 “주인집 할머니가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다”는 추가 신고가 들어오자 A씨가 이 사건과 연관이 있다고 판단하고 추가 조사 후 구속했다.

재판 과정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A씨는 “할머니가 드라마 주인공과 자신을 비교하는 말을 하자, 자신을 드라마 속 악당 같은 사람이라고 돌려서 비난한다고 느껴 화가 나 할머니를 살해했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 당시에도 정신질환이나 그로 인한 망상 등이 상당한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다만, 범행 동기와 경위에 대해서 A씨가 구체적으로 진술한 점 등으로 비춰 할머니를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살해한 것으로 봤다.

이어 “친할머니 살해 이후에도 칼을 소지한 채 거리를 돌아다녀 추가 인명 사고 발생 위험을 초래했다”며 “심신 미약을 인정하되 A씨에 대한 공소사실은 전부 다 유죄를 인정한다”고 양형 이유를 언급했다. 이번 사건에 앞서 A씨가 저지른 소액 사기 범죄 등도 형량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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