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8일 만의 부활, KT 소형준이 돌아왔다
KT 위즈의 우완 투수 소형준(23)이 약 3년(928일)의 기다림 끝에 다시 마운드에서 웃었다.

2022년 9월 28일 이후 928일 만의 선발승, 재활을 이겨낸 이 감격의 순간은 수원KT위즈파크를 가득 메운 1만8700여 관중 앞에서 완성됐다.
13일 수원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삼성전, 소형준은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4사사구 5탈삼진 1실점(비자책)의 호투를 펼치며 KT의 6-5 승리를 이끌었다.
데뷔 시즌 고졸 신인으로 13승을 따내며 신인왕을 거머쥐었던 소형준은 이후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고, 복귀까지 긴 재활의 시간을 견뎠다.
불안한 출발이었다. 1회초 무사 1·2루 위기에서 송구 실책으로 실점했지만, 이후 흔들림 없이 경기를 운영했다.
투심, 커터, 체인지업, 커브를 유연하게 활용하며 삼성 타선을 틀어막았다.
특히 5회초, 류지혁과 구자욱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장면은 부활을 알리는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소형준이 마운드를 내려간 6회 이후 KT 불펜은 삼성의 거센 추격을 허용했다.
6-1로 앞선 경기는 8회 6-5까지 추격당했고, 결국 1사 3루 위기에서 마무리 박영현이 투입됐다. 박영현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삼진을 잡아낸 뒤 구자욱을 좌익수 플라이로 막아내며 분위기를 끊었다.
9회 역시 깔끔한 마무리로 첫 세이브를 챙겼다.
경기 후 소형준은 “개인 승리보다는 팀 승리가 더 간절했다. 이제는 다시 선발투수로서 내 몫을 해내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KT 팬들에게 소형준의 이날 승리는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 부상, 복귀, 기다림, 그리고 다시 쓰는 ‘에이스의 서사’는 시즌 초반 팀에 큰 활력과 신뢰를 안겼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