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연패 끝에 결별… 대구FC 박창현 감독, 자진 사임 발표
K리그1 생존 경쟁이 점화되면서 감독 교체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 가운데 대구FC(11위 2승 1무 6패 승점 7)는 13일 홈에서 울산 HD(3위 4승 2무 3패 승점 14)에 0-1로 패한 뒤 박창현 감독과 결별을 공식 발표하며 시즌 중 첫 사령탑 교체를 단행했다.

구단은 경기 직후 박 감독과의 면담을 통해 상호 합의로 사퇴에 뜻을 모았다며, 성적 부진과 팀 분위기 반전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승강 플레이오프 끝에 1부 잔류에 성공했던 대구는 올해부터 백스리 시스템을 버리고 백포로 전환하며 새로운 전술을 시도했다.
개막 초 2연승 포함 3경기 무패로 기대감을 높였지만, 이후 내리 6연패에 빠지며 리그 11위까지 추락했다.
최근 팬들의 사퇴 요구가 빗발친 가운데, 박 감독은 울산전 후 “그동안 감사했다”고 작별을 암시했다.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여섯 번이나 졌는데 무슨 염치가 있겠느냐”며 사실상 이별을 예고했다.
박 감독은 지난해 4월 최원권 감독의 후임으로 부임해 1년간 팀을 이끌었다. 그러나 올 시즌 급격한 하락세에 대구는 서둘러 리더십 리셋에 나섰다.
현재 대구는 승점 7점으로 최하위권인 수원FC와 동률을 이루고 있으나 다득점에서 근소하게 앞선 11위에 머물러 있다.
K리그1 강등 제도상 12위는 자동 강등, 10위와 11위는 승강 플레이오프 대상이기 때문에 팀 운영진에겐 승부수를 띄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축구계에선 박 감독의 사임이 하위권 팀들에 일종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역시 전북, 대구, 대전이 4~5월 사이 연쇄적으로 사령탑을 교체한 바 있어, 강등권 팀들 사이에 지도자 교체 도미노가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대구는 후임 감독 선임 전까지 서동원 수석코치가 임시 지휘봉을 잡는다. 구단은 “빠르게 새 리더십을 구축해 팀을 정상 궤도로 올리겠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의 짧지만 치열했던 지도자 커리어는 대구 팬들의 기억 속에 아쉬움과 함께 남게 됐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