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수요일, 전국이 고온건조한 날씨 속에 강한 바람까지 더해지면서 대형 산불의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은 낮 최고기온이 26도까지 오르며 이례적인 이상고온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밤에는 남해안과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국에 비 소식이 예보돼 산불 진화와 대기 정화에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낮 기온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보했다.
서울 21도, 인천 18도, 춘천 21도, 강릉 16도, 대전 25도, 대구 24도, 전주 26도, 광주 25도, 부산 18도, 제주 24도 등 전국적으로 평년보다 4~7도 이상 높은 기온이 나타날 전망이다.
아침 최저기온도 서울과 인천이 6도, 춘천 2도, 대구 8도, 제주 12도 등으로 다소 쌀쌀한 수준에 머무르며 낮과 밤의 기온 차가 최대 15도 이상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큰 일교차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환절기에는 감기와 호흡기 질환 등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강풍이다. 이날 오후부터는 전국적으로 바람이 점차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내륙 지역에서는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15m, 산지에서는 초속 20m에 달할 수 있다고 예보됐다.
이러한 강풍은 최근 산불로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경북 의성, 안동, 청송, 영덕 등 지역의 진화 작업에 치명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실제로 고기압과 저기압 사이 기압차가 커지는 상황에서 강풍이 불면 불씨가 순식간에 확산돼 추가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기상청은 작은 불씨 하나에도 대형 화재로 번질 수 있는 만큼 불 사용을 자제하고, 실외활동 시 화재 예방에 각별히 유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대기 질 역시 좋지 않다. 이날 수도권, 충청, 부산, 울산 등에서는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예보됐다.
이는 잔류 미세먼지와 함께 국외에서 유입된 황사까지 더해진 영향으로, 외출 시 보건용 마스크(KF94 이상)를 착용하고, 노약자나 호흡기 환자는 되도록 실내 활동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강한 바람이 지표면의 먼지를 더욱 자극해 일시적으로 ‘매우 나쁨’ 단계까지 치솟는 지역도 있을 수 있어 실시간 대기 질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행히 오늘 늦은 오후부터는 비가 내리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에서 비가 시작된 뒤 밤에는 남해안으로 확대되며, 27일 목요일에는 전국으로 비구름이 확대될 전망이다.
예보 된 강수량은 5~2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돼 불길 확산을 어느 정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고온과 강풍이 겹치며 확산 우려가 컸던 산불 현장에 이번 비는 소방당국과 진화 인력에게는 소중한 시간과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오늘 오후부터 기압계 변화로 인해 바람이 더욱 강해지고, 날씨가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며 “불씨 관리와 건강 관리 모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비가 지나간 뒤에도 당분간 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산불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산림청과 소방당국은 비가 내리는 동안에도 기민하게 산불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소방 대응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한편, 전국적으로 이어진 이례적인 이상기온은 남쪽의 고기압과 북쪽의 저기압 사이에 위치한 한반도 상공의 기류 변화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계절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으며, 봄철임에도 여름에 가까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번 고온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농작물 생육과 건강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전반적인 기후 대응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6일 현재 전국 곳곳에서 화재 발생 위험이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기상청과 행정안전부는 각 지자체에 대응체계 강화와 비상대비 태세 유지를 지시한 상태다.
또한 국민들에게는 산불 예방을 위한 자발적인 실천과 함께, 재난 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신고 및 대피를 당부하고 있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