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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롯기 동맹, 10년 만에 조롱에서 영광으로

엘롯기 동맹
엘롯기 동맹 동반 가을야구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사진 출처 – KBSN 스포츠 캡처)

10년 전인 2015년, 한국프로야구는 사상 처음 10개 구단 체제를 갖췄다.

그해 최종 순위표에서 LG 트윈스는 9위, 롯데 자이언츠는 8위, KIA 타이거즈는 7위를 기록하며 하위권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당시 이 세 팀은 전국구 인기 구단임에도 불구하고 성적 부진에 시달렸고, 팬들 사이에서는 자조 섞인 표현으로 ‘엘롯기 동맹‘이라는 별명이 생겨났다.

KT 위즈를 제외하면 사실상 ‘꼴찌 그룹’이었고, 말만 동맹이지 실상은 조롱에 가까웠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2025년, 상황은 극적으로 뒤바뀌었다. LG가 2위, 롯데가 3위, KIA가 4위에 올라 ‘앞에서’ 나란히 자리한 것이다.

8일 기준 순위표를 기준으로 하면 세 팀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하며, 만약 이 순위를 유지하게 된다면 사상 최초로 엘롯기 세 구단이 모두 가을 야구 무대에 동반 진출하는 초유의 장면이 연출된다.

지난 43년간 단 한 번도 없었던 일이기에 더 큰 의미를 지닌다.

이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팀은 롯데다.

LG는 2023년, KIA는 2024년에 각각 통합우승을 차지하며 최근 좋은 흐름을 보여왔지만, 롯데는 2017년 이후 포스트시즌에 얼굴을 내민 적이 없었고, 한국시리즈 우승은 무려 1992년이 마지막이다.

원년 구단 가운데 정규리그 우승이 한 번도 없는 유일한 팀이기도 하다. 그런 롯데가 올 시즌 3위로 전반기를 마무리하며 팬들의 기대감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엘롯기 세 팀이 동시에 상위권에 안착한 주요 배경으로는 타선의 활약이 꼽힌다.

8일 기준 팀 OPS(출루율+장타율)는 롯데와 KIA가 0.749로 공동 2위, LG가 0.744로 4위에 올라 있다.

평균 득점 부문에서도 LG는 경기당 5.1점으로 2위, 롯데와 KIA는 4.9점으로 공동 3위를 기록 중이다. 다만, 투수진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LG는 팀 평균자책점 3.77로 4위, KIA는 4.22로 5위, 롯데는 4.77로 9위에 머물러 타선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각 팀을 이끄는 베테랑 타자들의 활약도 눈에 띈다.

LG의 김현수와 롯데의 전준우는 나란히 10개의 결승타를 기록하며 리그 공동 1위에 올라 있으며, KIA 최형우는 리그 OPS 1위(0.996)를 달리고 있다.

특히 김현수는 “올해는 노인들이 잘되는 해인가 보다”라고 농담을 건넨 뒤 “팬들이 많이 오셔서 힘이 난다”고 밝히기도 했다. 세 선수 모두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베테랑들이며, 이들이 팀 중심을 단단히 잡고 있다.

현재 세 팀의 승차는 크지 않다. LG는 1위 한화와 3.5경기 차, KIA는 5경기 차에 불과하다.

후반기 성적에 따라 순위가 요동칠 수 있으며, 이들 중 한 팀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과거 해설위원 시절 “팬이 많은 구단이 잘해야 야구가 살아난다”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실제로 지난해 KIA와 LG가 나란히 가을 무대에 진출하며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었고, 올해는 롯데까지 가세하며 새로운 기록 경신이 예고되고 있다.

이미 전반기를 마치기 전에 700만 관중을 돌파했고, 이 추세라면 시즌 최종 관중 수는 1200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입장 수익도 124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31.9% 증가하며 흥행에 청신호를 켰다.

과거에는 패배의 동맹으로 불렸던 엘롯기가 이제는 흥행을 견인하는 ‘영광의 동맹’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팬들의 사랑과 세 구단의 뚜렷한 변화가 만나 만들어낸 이 반전의 드라마는 한국프로야구에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는 강력한 신호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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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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