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의 낙태 수술을 집도한 혐의를 받는 한 산부인과 병원장과 집도의가 구속을 피했다. 10월 23일 서울중앙지법 김석범 부장판사는 이들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후, “자료의 상당 부분은 수집됐고 피의자들의 주거지가 모두 일정하다”고 구속 영장을 기각했다.

김 부장판사는 “사건 경위를 고려할 때, 현 단계에서 관련 병원장과 집도의를 구속할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유튜브에 올라와 논란이 된 ’36주 낙태’와 관련해 실제 수술을 집도하며 태아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경찰에 입건된 피의자는 총 9명으로, 의료진 6명, 유튜버 1명, 브로커 2명이 포함되어 있다.

이 중 병원장 윤 모(78) 씨와 집도의 심 모 씨는 살인 혐의로, 수술에 참여한 마취의와 보조 의료진 3명은 살인 방조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

수술에 참여한 의료진 6명은 수술을 시행한 사실을 인정했지만, 태아가 모체 밖으로 나온 후 사망했는지에 대한 진술은 상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11시 40분, 병원장 윤 씨는 영장실질심사 후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을 지켰다. 질문 내용은 “낙태 수술을 지시했는지, 살인 혐의가 성립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가,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태아를 화장했는가” 등의 취재 기사들의 질문 세례에 입을 굳게 닫았다.

집도의 심 씨도 “태아 살인 혐의를 인정하는가, 태아가 수술 후 사망한 것이 사실인가, 살인죄가 적용된다는 거 알고 있었나” 등의 취재진들의 질문에 고개를 숙이며 답변을 피했다.

문제의 영상은 지난 6월 유튜브에 ‘총 수술비용 900만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왔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36주 태아 낙태 브이로그’라는 제목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해당 영상이 논란이 되자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 유튜버와 낙태 수술 의사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했다.

경찰은 이 병원을 압수수색 하여 태아의 화장 증명서와 사산 증명서 등의 자료를 확보하고,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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