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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 달 연속 오름세를 보이며 5개월 만에 다시 2%대를 기록했다. 이는 국제유가 상승과 원/달러 환율 영향이 맞물리면서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5.71(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7월(2.6%)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지난해 하반기 2~3%대를 오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월에 1%대(1.6%)로 진입한 후 10월에는 1.3%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11월 1.5%, 12월 1.9%를 기록한 뒤 1월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며 3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물가 상승의 주요 요인은 석유류 가격 급등이다. 1월 석유류 가격은 전년 대비 7.3% 상승하며 지난해 7월(8.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며, 기저효과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석유류는 전체 소비자물가를 0.27%포인트(p) 끌어올렸다.
개인서비스 물가도 외식 제외 기준 3.5%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0.68%p 높였다. 이는 2023년 12월(3.5%)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실손보험료 인상과 여행 수요 증가로 인해 해외·국내 단체 여행 비용과 콘도 이용료가 상승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가공식품 물가는 2.7% 상승하며 지난해 1월(3.2%)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채소류는 4.4%, 축산물은 3.7%, 수산물은 2.6% 오르면서 농축수산물 물가가 1.9% 상승했다.
특히 배추 가격이 66.8% 상승해 2022년 10월(72.5%)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기상 악화로 인해 산지 출하량이 줄어든 것이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무 가격도 79.5% 오르며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김 가격은 35.4% 올라 1987년 11월(42%) 이후 37년 2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당근도 76.4% 상승하며 2017년 2월(103.7%) 이후 7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파(-32.0%), 감(-23.2%), 바나나(-13.8%) 등 일부 품목은 가격이 하락했다.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하며 지난해 7월(3.0%) 이후 6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지수는 2.0% 상승하며 지난해 7월(2.1%) 이후 다시 2%대로 복귀했다.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0.7%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1년 전보다 1.9% 상승했다. 이는 전반적인 물가 상승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11월과 12월 환율 상승이 석유류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가공식품이나 기타 원자재 가격에는 일정한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제유가와 환율 변동성에 따라 물가 안정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물가 동향은 유가와 환율뿐만 아니라 기상 상황, 소비자 수요 변화 등 다양한 변수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