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앞 불법업소 27곳 적발·폐쇄…15년간 버틴 악질 업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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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이 학교 인근 유해업소에 대한 집중 단속을 실시한 결과, 다수의 불법 영업장이 적발되어 폐쇄 조치됐다.
일부 업소들은 10년 이상 같은 자리에서 업주만 바꿔가며 불법 영업을 지속해온 것으로 드러나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다.
경찰은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청소년 보호를 위해 이번 단속을 대대적으로 진행했으며, 향후 추가적인 집중 단속도 예고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간 서울 전역의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불법업소 38곳을 단속해 이 중 27곳을 폐쇄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나머지 7곳은 현재 건축법 관련 행정절차가 진행 중이며, 사실상 폐쇄 수순에 들어갔다. 또한 4곳은 영업 중단 조치를 받았다.
현행 교육환경보호법에 따르면 학교 경계선으로부터 200m 이내의 교육환경보호구역에서는 유흥업소, 숙박업소 등 청소년 유해업소의 운영이 금지돼 있다.
그러나 이번 단속에서 적발된 업소들은 법망을 피해가기 위한 편법을 사용해왔다. ‘화장품 도·소매업’, ‘피부미용업’ 등으로 사업자 등록을 한 뒤, 실제로는 마사지 업소나 유사 성매매 업소로 운영된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업소들은 자유업으로 분류돼 영업 신고나 허가가 따로 필요 없다는 점을 악용해 불법 영업을 이어왔다.
특히, 일부 업소들은 단속에 적발돼도 폐쇄되지 않고 업주만 바뀌는 방식으로 영업을 지속해왔다.
적발된 업소 중 8곳은 10년 이상 같은 장소에서 이런 방식으로 운영을 이어갔으며, 그중 한 곳은 2010년부터 무려 15년 동안 수차례 단속을 받았음에도 여전히 같은 자리에서 영업을 계속해왔다.
이런 업소들은 내부 시설물을 그대로 유지한 채, 새로운 업주가 사업자 등록만 변경해 영업을 재개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경찰은 이번 단속에서 단순히 업주에 대한 처벌에 그치지 않고, 건물주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했다.
건축법에 따르면, 유락시설 외 건물에서 마사지 업소가 운영되면 건물주 역시 책임을 질 수 있다.
이를 근거로 경찰은 건물주들에게 불법 업소 운영 방조 책임을 물으며 폐쇄 조치와 영업 중단 명령을 이끌어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업주 교체로는 영업 재개가 불가능하도록 한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경찰은 업소를 물리적으로 폐쇄하거나 내부 시설물을 철거하는 등의 강력한 조치를 통해 청소년 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이번 단속에 이어 새 학기 개학에 맞춰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까지 학교 주변 유해업소에 대한 추가적인 집중 단속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보다 안전한 교육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리와 감독을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단속은 단순한 일회성 조치가 아니라,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청소년 유해환경을 근절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이어 “특히 경찰 단속 이후 폐쇄 절차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 교육청, 각 지자체와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경찰은 불법업소 운영을 방조한 건물주에 대한 추가적인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며, 불법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시행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단속에서 적발된 업소들에 대한 재영업 여부를 철저히 감시해 청소년 보호구역 내 유해 환경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단속이 청소년 보호를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지만, 장기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법적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행법상 자유업으로 등록된 업종에 대한 규제가 미비하기 때문에, 편법 운영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교육환경보호법 및 건축법의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학부모 단체들도 이번 단속 결과를 반기며, 향후에도 지속적인 단속과 강력한 법적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근처에 불법 업소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불안하다”며 “이번 단속을 계기로 학교 주변이 더 안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서울경찰청의 단속은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유해업소를 근절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로 평가 받고 있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