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프리미어12 최종전 상관없이 탈락 확정… 4강 진출 실패
실낱같던 희망마저 사라졌다.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2024 WBSC 프리미어12 슈퍼 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일본과 대만이 각각 쿠바와 호주를 꺾으면서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4강 탈락이 확정됐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 11월 17일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4차전에서 일본이 쿠바를 7-6으로, 대만이 호주를 11-3으로 꺾으면서 조 2위 진입 가능성을 완전히 잃었다.
일본은 이날 승리로 4연승을 기록하며 조 1위를 확정했고, 대만은 3승 1패로 조 2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하루를 쉬며 다른 팀의 결과를 지켜봐야 했던 대한민국(2승 2패)은 오늘 11월 18일 호주와 최종전에 승리하더라도 슈퍼 라운드에 진출할 수 없게 됐다.
대만이 만약 최종전에서 쿠바에 패했더라도 승자 승 순위 규정상 대한민국이 대만을 제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대한민국의 4강 탈락은 초반 부진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11월 13일 수요일에 열린 대만과의 1차전에서 3-6으로 패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한국은 다음날 11월 14일 목요일에 열린 쿠바와의 2차전에서 8-4 승리를 거두며 반등을 노렸다.
그러나 지난 11월 15일 금요일 일본과의 3차전에서 3-6으로 다시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지난 11월 16일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4차전에서는 0-6으로 끌려가던 경기를 9-6으로 극적으로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지만, 일본과 대만의 결과가 한국의 마지막 희망을 앗아갔다.
이번 대회는 각 조 상위 두 팀만이 슈퍼 라운드에 진출하는 구조였다. 일본과 대만이 B조에서, A조에서는 베네수엘라와 미국이 슈퍼 라운드에 올라 결승행 티켓을 두고 경쟁한다. 슈퍼 라운드는 11월 21일부터 일본 도쿄 돔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대한민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젊은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하며 세대교체와 경험 축적을 목표로 했지만, 4강 진출이라는 현실적인 목표조차 달성하지 못했다. 2015년 대회 초대 챔피언에 올랐고, 2019년 준우승을 차지했던 명성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다.
한국 야구는 2000년대 후반부터 국제 대회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두며 황금기를 누렸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 등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2010년대를 지나며 쇠퇴 조짐을 보였다. WBC에서는 2013년, 2017년, 2023년 대회 모두 1라운드에서 탈락하며 부진이 이어졌다.
프리미어12에서는 메이저 리거가 출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국이 상대적으로 선전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오프닝 라운드에서 4강 탈락하며 국제 대회 경쟁력이 더 떨어졌음을 확인했다. 한국 야구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선 보다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