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간식 속 당 함량 ‘경고등’…청소년 건강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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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
(사진출처-픽사베이)
탄산
(사진출처-픽사베이)

“학교 끝나고 편의점 들러서 탄산 하나, 빵 하나 사 먹는 게 일상이죠.”

중학생 아들을 둔 김모(40)씨는 아들이 학교 수업을 마치고 매일같이 들르는 편의점에서 음료와 간식을 사먹는 것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줄지 우려하고 있다.

김씨는 “그냥 군것질 정도겠거니 했는데, 각설탕을 그렇게 많이 먹는 줄은 몰랐어요”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로 청소년들이 즐겨 찾는 편의점 간식과 음료에는 세계보건기구(WHO)의 1일 권장 섭취량을 훨씬 초과하는 당류와 나트륨이 포함되어 있어, 청소년들의 건강에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서울 시내 주요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음료, 간식, 식사대용 제품 총 91건을 수거해 영양성분을 분석했다.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음료류(제로 칼로리 음료 제외)의 1회 제공량당 평균 당류 함량은 22g으로, 이는 WHO가 제시한 성인 기준 1일 당류 섭취 권장량인 50g의 44%에 해당한다. 하루에 두 캔만 마셔도 권장량을 넘기게 되는 셈이다.

더욱이 초콜릿이 포함된 빵류 제품 중 일부는 당류 함량이 42g에 달했다. 빵 하나만으로도 WHO 기준의 84%를 섭취하게 되는 셈이며, 여기에 음료까지 곁들일 경우 단번에 권장 섭취량을 초과할 수 있다.

문제는 당류뿐만이 아니다. 편의점에서 자주 구매되는 식사대용 제품, 예컨대 햄버거나 삼각김밥, 소시지류 등은 나트륨 함량이 높게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이들 식품의 1회 제공량당 평균 나트륨 함량은 685mg에 달했으며, 특히 소시지의 경우 개당 나트륨 함량이 무려 1333mg으로 WHO가 권장하는 1일 섭취량(2000mg)의 67%를 차지했다.

실제로 조사 대상 제품 중에는 당류 기준치를 초과한 제품이 4건 발견됐으며, 이 중 캔디류 2건, 빵류 1건, 초콜릿 가공품 1건은 관할 기관에 행정처분이 요청될 정도로 문제가 컸다.

박주성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장은 “청소년들이 아무렇지 않게 사먹는 편의점 간식이 자칫하면 건강을 해치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식품 선택 시 영양성분 표시를 꼭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고, 가급적이면 당류와 나트륨 함량이 낮은 식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기 당류와 나트륨 과다 섭취가 비만,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 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고 지적한다.

특히 성장기 아이들에게 이러한 식습관은 장기적인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만큼, 가정과 학교, 사회가 함께 나서 건강한 식생활 교육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청소년 소비가 높은 제품군에 대한 지속적인 영양성분 모니터링을 이어가고, 고당·고나트륨 제품에 대한 정보 제공과 표시 기준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건강한 간식 문화 정착을 위한 정책적 개입이 시급한 상황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단순한 통계를 넘어 청소년 건강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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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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