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지진 때 지상 50층 끊어진 다리 뛰어넘은 한국인 남성

태국 방콕에서 발생한 강진 속에 한 한국인 남성이 가족을 찾기 위해 지상 50층 높이의 끊어진 다리를 뛰어넘는 모습이 현지 방송에 포착되며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남성은 태국에 거주 중인 한국인 권영준씨로, 아내와 딸이 있는 고층 건물로 이동하기 위해 위태로운 구조물을 넘는 용기를 보였다.
31일 싱가포르 스트레이트 타임즈와 태국 파타야 메일 등 현지 언론은 지난달 28일 미얀마 만달레이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7.7의 강진으로 약 1000㎞ 떨어진 방콕까지 흔들림이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방콕의 고층 건물 파크 오리진 콘도의 구름다리가 붕괴되면서, 권씨가 목숨을 걸고 끊어진 다리를 건너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파크 오리진 콘도는 세 개의 고층 타워가 구름다리로 연결된 구조다.
지진 여파로 다리 일부가 붕괴됐고, 현장에서는 다리가 앞뒤로 기울며 붙었다 떨어지기를 반복하는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다.
이때 건물 C동 52층에서 운동 중이던 권씨는 아내와 딸이 머물던 B동으로 달려가 구름다리를 뛰어넘었다.
태국인 아내 보유리씨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었으며, 영상을 보고 다른 사람들처럼 나도 충격을 받았다”고 말하며,
“남편은 언제나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 순간에는 위험조차 잊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영상 속 권씨는 흔들리는 다리 앞에서 주저함 없이 달려가 뛰어넘었다.
권씨는 타이랏TV와의 인터뷰에서 “당시는 아이 걱정으로 머릿속이 가득했다. 아내와 아이를 지키러 가야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엔 콘크리트 구조물이 완전히 분리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뛰어넘은 직후 다리에서 큰 소리가 났지만 뒤돌아보지 않고 가족만 생각하며 달렸다고 전했다.
이후 권씨는 가족과 재회해 40층 이상을 걸어 내려와 건물을 빠져나왔다.
현재 권씨 가족은 방콕 내 다른 지역으로 임시 거처를 옮긴 상태다.
아내 보유리씨는 자신의 SNS에 “우리 남편 최고”라는 글과 함께 해당 영상을 공유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SNS에는 권씨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하는 일상 영상도 공개되며, 지진 속에서 무사히 살아남은 이들의 근황이 전해졌다.
이번 지진은 미얀마 중부에서 시작됐으며 태국 전역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방콕에서만 17명이 사망하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신혜연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