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결혼·출산을 두려워하는 이유…결혼 결정의 핵심은 ‘돈’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청년들은 결혼과 출산에 대해 ‘슬픔’, ‘공포’, ‘혐오’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많이 표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결혼과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돈’이었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지난해 11월부터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게시된 결혼, 출산, 육아 관련 게시글 약 5만 건을 분석한 결과, 청년층의 결혼 및 출산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결혼 관련 게시글의 32.3%는 ‘슬픔’의 감정을, 24.6%는 ‘공포’를 표출한 것으로 분석됐다. 출산과 관련해서도 ‘혐오’(23.8%)와 ‘공포’(21.3%)가 가장 많이 나타난 감정이었다.
반면, 긍정적인 감정이 표출된 게시글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결혼 관련 게시물 중 행복을 표현한 비율은 9.3%, 출산은 7.3%, 육아는 13.1%에 그쳤다.
이는 최근 한국의 합계 출산율이 반등하는 흐름과 별개로, 여전히 청년층 내부에서는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돈’이 결혼과 출산 관련 게시글에서 중요한 키워드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결혼과 관련된 게시글에서 ‘돈’이 가장 많이 등장한 키워드(28.9%)였으며, 출산 관련 게시글에서도 다섯 번째(13.2%)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또한, 육아와 육아휴직 게시글에서도 ‘집’이 자주 언급되는 등 경제적 요소가 결혼과 출산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임이 확인됐다.
이와 함께, 게시글의 주요 주제를 분석한 결과 결혼 관련 게시글의 57.9%가 ‘결혼 준비와 조건’에 관한 것이었다.
출산과 관련해서는 ‘출산과 경제적 지원’(19.9%)과 ‘출산율 감소와 사회경제적 변화’(36.8%)가 주를 이뤘다.
육아 게시글에서는 ‘가정 내 육아와 부모의 역할’(69.6%), ‘직장 내 육아 지원 제도와 커리어 관리’(30.4%)가 주요 주제였다.
또한, 육아휴직 게시글에서는 ‘육아와 가정 내 역할 분담’(37.8%), ‘직장과 육아의 병행’(24.4%)이 핵심 주제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 사회에서 결혼과 출산이 단순히 개인적인 선택을 넘어 경제적 요인과 직결된 문제임을 시사한다.
경제적 부담과 주거 불안, 육아 지원 부족 등이 결혼과 출산에 대한 청년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더욱 강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유혜정 한반도미래연구원 인구연구센터장은 “현재 청년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 부담과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기업은 가족친화적인 근무 환경 조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정부는 주거 안정과 실질적인 양육 지원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신혼부부 및 청년층을 위한 주거 지원책을 확대하고 있으며, 기업들도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현실적인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아,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결혼과 출산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겼던 과거와 달리, 현재 청년들은 경제적 요인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며 결혼과 출산을 고민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정책적 지원과 사회적 인식 변화가 이루어져야 청년층의 결혼 및 출산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