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폐공사 공급 중단에 은행 골드바 품귀…판매량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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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값 상승과 투자 수요 증가로 인해 시중은행에서 판매하는 골드바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조폐공사의 골드바 공급 중단 발표로 인해 은행권에서는 품귀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금 실물을 확보하려는 고객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5대 은행(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의 골드바 판매액이 이달 들어 11일까지 총 242억7천17만 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월 1~11일)79억6천326만 원과 비교했을 때 3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며, 지난달 같은 기간 (1~11일)124억2천380만 원과 비교해도 2배 가까운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2월 초 하루 평균 20억 원대였던 골드바 판매액이 5일 38억 원으로 급증했으며, 7일에는 무려 53억6천359만 원에 달해 역대급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는 금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안전자산으로서의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결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러한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공급 문제로 인해 일부 은행에서는 골드바 품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조폐공사가 골드바 공급을 중단하면서 은행들은 기존 재고 소진 후 추가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선 영업점에서는 고객들이 실물 골드바를 확보하려는 문의가 빗발치고 있으며, 일부 은행에서는 대체 투자 상품으로 골드뱅킹이나 금 ETF(상장지수펀드)를 추천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은행별 골드바 판매 상황을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의 경우 한국조폐공사와 한국금거래소의 골드바 판매를 대행해왔으나, 한국조폐공사는 12일부터 공급을 중단했다.
또한 금거래소는 지난해 11월 4일부터 골드바 공급을 중단한 상태다. 이에 따라 KB국민은행은 금거래소의 1kg 골드바만 일부 확보하고 있으나, 수급이 불안정해 실질적인 판매는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은행 역시 한국조폐공사와 한국금거래소에서 골드바 공급이 끊겼으며, 현재 금거래소의 1kg 골드바를 계속 판매하고 있지만 개인 고객들의 구매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하나은행은 조폐공사와 금거래소 골드바를 모두 판매 중이지만, 조폐공사가 이달 17일부터 하나은행에 대한 골드바 공급을 일시 중단할 계획이어서 향후 수급 차질이 예상된다.
신한은행은 LS MnM으로부터 10g, 100g, 1kg 골드바를 직접 공급받아 판매하고 있으며, 이와 별도로 금거래소에서도 1g, 3.75g, 37.5g 골드바를 공급받아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신한은행의 골드바 판매량이 타 은행보다 많아 재고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주문한 물량을 순차적으로 배송받아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NH농협은행의 경우 한국조폐공사, 금거래소, 삼성금거래소 등을 통해 골드바를 공급받아왔으나, 전날부터 금거래소에서만 공급받기로 했다.
현재 금거래소의 3.75g, 10g, 100g, 1kg 골드바를 판매하고 있지만, 수요가 몰리면서 배송이 1~2주가량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금값 상승에 따라 실물 골드바를 확보하려는 고객들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조폐공사의 공급 중단으로 인해 품귀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은 실물 골드바 외에도 골드뱅킹이나 금 ETF 같은 대체 투자 상품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최근 국제 금값 상승과 함께 금 투자 열풍이 이어지면서 국내 금융권에서도 금 관련 상품의 다양화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고객들은 골드바 실물 투자는 물론, 다양한 형태의 금 관련 금융 상품을 통해 안정적인 자산 확보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