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무안 제주항공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에 마련된 임시 분향소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시민들의 발걸음과 따뜻한 위로가 이어지고 있다.
분향소는 단순한 추모의 공간을 넘어, 유가족들을 돕기 위한 자발적인 봉사와 연대의 상징적인 장소로 자리 잡고 있다.
4일, 수원에서 홀로 분향소를 찾은 초등학생 전시윤(12) 군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있다.
전 군은 뉴스를 통해 무안 참사 소식을 접한 뒤, 아침 6시 50분 첫 버스를 예약해 약 4시간 30분의 긴 여정을 혼자 떠났다. 그는 부모님이 터미널까지만 동행한 뒤, “조심해서 다녀오라”는 말과 함께 홀로 길을 나섰다.
분향소에 도착한 전 군은 봉사자들에게 “어린아이가 있을 곳이 아니다”라는 만류를 들었음에도 꿋꿋하게 분리수거와 환경 정비 등 허드렛일을 도우며 봉사에 참여했다.
전 군은 “유족들과 조문객들이 우시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이번 봉사는 단순한 일이 아니라 슬픔을 나누는 봉사라는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후 늦게 수원행 버스를 타며 이날의 봉사 활동을 마무리했다.
경남 창녕에서 2시간 30분을 달려온 하성혁(31) 씨 역시 분향소를 찾았다.
하 씨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해양 의무경찰로 복무하며 구호 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그는 “당시 현장에서 느낀 참사의 절실함과 안타까움을 잊지 못해 이번에도 자발적으로 봉사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하 씨는 어린 시절 부친을 갑작스럽게 잃은 경험을 이야기하며, “가족을 잃은 유가족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오늘 하루를 유가족들에게 온전히 기부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분향소에서는 유가족들의 눈물과 슬픔 속에서도 봉사자들의 묵묵한 도움이 이어지고 있다. 봉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단순히 일을 돕는 것을 넘어, 아픔과 슬픔을 나누며 공감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무안 참사 분향소는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마음과 함께, 사회적 연대와 위로를 실천하는 장소로 자리 잡고 있다.
보건당국과 경찰은 참사의 정확한 원인과 재발 방지를 위한 조사와 대응에 집중하고 있으며, 분향소를 찾는 시민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철저한 관리와 지원을 약속했다.
이번 사고는 유가족과 지역사회에 깊은 상처를 남겼지만, 분향소를 중심으로 한 자발적인 참여와 위로는 고통 속에서도 따뜻한 인간애를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이번 분향소에서의 활동은 단순히 애도의 의미를 넘어, 우리가 함께 아픔을 나누고 연대할 때 얼마나 큰 위로와 힘이 될 수 있는지를 다시금 일깨워 주는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