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체불에 분노”…50대 남성, 연인 앞에서 흉기 소란 벌여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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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에서 3개월 동안 임금을 받지 못한 것에 격분한 50대 남성이 연인 앞에서 흉기를 휘두르며 소란을 피우다 경찰에 체포됐다.
성남중원경찰서는 특수협박 혐의로 일용직 근로자 A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7일 밝혔다. 사건은 지난 3일 오후 5시쯤 성남시 중원구 하대원동에 있는 B씨(60대) 주거지에서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여자친구인 B씨의 집에서 술을 마시던 중 자신의 임금 체불 문제를 언급하며 분노를 표출했다. 이후 그는 갑자기 흉기를 들고 “다 죽여버리겠다”며 소란을 피웠다.
흥분한 A씨는 스스로 자해까지 시도했으며,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로 확인됐다. 연인이었던 B씨는 다행히 신체적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A씨를 제압한 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체포 당시 A씨는 상당히 술에 취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3개월 동안 일한 임금을 받지 못해 화가 났다”며 “술을 마시다가 감정이 격해졌다”고 진술했다.
B씨 역시 경찰 조사에서 “A씨가 극도로 화가 난 상태였지만 나를 직접적으로 위협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흉기를 든 것은 맞지만, B씨에게 물리적인 위해를 가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법적 조치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의 조사로는 A씨가 실제로 연인을 위협하려 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특수협박 혐의 적용 여부가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또한 A씨의 임금 체불 문제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만약 A씨가 언급한 체불이 사실이라면 노동청에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 적절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이와 같은 임금 체불 문제는 근로자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일용직 근로자의 경우 고용 관계가 불안정해 체불 문제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체불 임금 신고 건수는 증가하는 추세이며, 특히 건설업과 제조업 분야에서 다수의 근로자가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임금을 제때 지급받지 못하는 것은 단순한 재정적 어려움을 넘어 근로자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때때로 극단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도 큰 우려를 낳고 있다.
노동 전문가들은 “임금 체불이 장기화될 경우 근로자는 경제적 압박과 함께 정신적 불안감을 겪을 수 있으며, 이는 사회적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정부는 체불 임금 해결을 위한 신속한 법적 대응과 근로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지원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근로자들 역시 법적 구제 절차를 숙지하고 체불이 발생할 경우 즉각적인 신고를 통해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체불 임금으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범죄로 이어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
A씨의 사건은 경찰의 추가 조사 결과에 따라 최종 혐의가 결정될 예정이며, 노동 당국과의 협력을 통해 임금 체불 문제 해결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문가들은 유사한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고용주들이 법적 책임을 준수하고, 정부 차원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