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맥주 7잔 넘기면 치매 위험 증가…퇴근 후 한 잔도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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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사진출처-픽사베이)
맥주
(사진출처-픽사베이)

“퇴근 후 맥주 한 캔”이 일상이 된 이들에게 경고가 울렸다.

최근 해외 연구에서 맥주를 포함한 알코올 음료를 일주일에 8잔 이상 섭취할 경우, 치매 발병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브라질 상파울루의과대학 연구진은 평균 나이 75세인 사망자 1781명을 대상으로 알코올 섭취량과 뇌 건강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1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신경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신경학(Neur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의 생전 음주량을 유족을 통해 조사하고, 사망 후 뇌 부검과 조직 검사를 통해 신경 퇴행성과 혈관성 병변의 유무를 정밀 분석했다.

연구진은 조사 대상자들을 네 그룹으로 나눴다.

술을 전혀 마시지 않은 A그룹(965명), 일주일에 7잔 이하로 음주한 B그룹(319명), 8잔 이상 마신 C그룹(129명), 그리고 과거 과음을 했던 D그룹(386명)이다.

여기서 한 잔은 순수 알코올 14g, 즉 일반적으로 와인 148㎖, 맥주 355㎖(작은 캔) 한 개 분량에 해당한다.

연구 결과, C그룹과 D그룹은 기억력과 사고력 저하와 관련된 뇌 병변의 발생률이 A그룹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았다.

특히 뇌혈관 손상으로 이어지는 유리질 세동맥 경화증(hyaline arteriolosclerosis)의 위험이 C그룹은 133%, D그룹은 89%, B그룹도 60%나 높게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음주량 뿐 아니라 과거 음주 이력도 뇌 건강에 장기적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알츠하이머병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타우 단백질 엉킴(tau tangles) 역시 과도한 음주 그룹에서 뚜렷하게 관찰됐다.

이는 기억력 저하, 인지기능 장애, 집중력 약화 등의 신경 퇴행성 증상이 나타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C그룹은 A그룹보다 평균 사망 연령이 13년이나 빨랐으며, 이는 음주가 단순히 뇌 건강뿐 아니라 전반적인 생존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연구를 이끈 알베르토 페르난도 올리베이라 후스토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과도한 알코올 섭취가 뇌 병변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치매로까지 이어지지 않더라도 뇌 손상이 축적되면 노년기에 기억력 감퇴, 사고력 저하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연구진은 “일주일에 8잔이라는 수치는 가볍게 여길 수 있지만, 실제로는 뇌혈관 손상과 신경세포 퇴행의 리스크를 높이는 경계선”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경고는 “적당한 음주는 건강에 좋다”는 통념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

한국에서도 퇴근 후 가볍게 맥주 한 캔을 즐기는 문화가 일상화된 가운데, 이번 연구 결과는 특히 중장년층 이상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단순히 치매 예방을 위해서 뿐 아니라, 전반적인 뇌 건강과 노후 삶의 질을 지키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평소 음주 습관을 재점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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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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