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선원, 경북 산불 속 90대 주민들 등에 업고 대피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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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픽사베이.해당 이미지는 사건과 무관한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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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군에서 시작된 대형 산불이 영덕군 해안마을까지 확산된 가운데, 인도네시아 국적의 외국인 선원이 마을 주민들을 위험에서 구한 사실이 알려지며 지역 사회에 감동을 주고 있다.

수기안토(31)씨는 산불이 몰아치던 지난달 25일 밤, 영덕군 축산면의 경정3리 마을에서 노약자들을 직접 등에 업고 대피시켰다.

당시 산불은 강풍을 타고 해안마을까지 빠르게 번졌다.

오후 11시경, 마을 어촌계장 유명신씨와 수기안토씨는 위험을 감지하고 주민 대피에 나섰다.

두 사람은 어둠 속을 헤치며 집집마다 달려가 “할머니, 산에 불이 났어요, 빨리 대피해야 해요”라고 외치며 잠든 주민들을 깨웠다.

마을은 해안 비탈에 형성돼 있어 빠른 이동이 어려운 고령 주민들에게 즉각적인 도움이 필요했다.

수기안토씨는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얼마나 뛰어다녔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빨리빨리’ 소리에 할머니들을 업고 언덕길을 내려왔는데 불이 바로 앞 건물까지 번져 겁이 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주민들을 업은 채로 약 300미터를 달려 방파제까지 피신시켰다.

구조된 90대 주민은 “TV를 보다 잠이 들었는데 ‘불이야’ 소리에 깼다.

문을 열자 수기안토가 있었고 등에 업혀 나왔다”며 “그가 없었으면 우리는 다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을 주민 약 60여 명은 모두 무사히 방파제로 대피할 수 있었으며, 인명 피해 없이 산불을 피할 수 있었다.

수기안토씨는 8년 전 취업 비자로 한국에 입국해 선원으로 일해왔고, 현재는 한국어로도 주민들과 소통이 가능하다.

그는 “한국이 너무 좋다. 마을 사람들은 내 가족 같다”며 “3년 후 고향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부인으로부터 ‘자랑스럽다’는 전화를 받아 감동했다. 다친 이 없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구조 상황을 넘어, 외국인 노동자이자 지역 구성원으로서 공동체에 깊이 뿌리내린 수기안토씨의 진심 어린 행동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를 보여준다.

마을 주민들은 “이렇게 믿음직한 청년과 함께 일할 수 있어 기쁘다. 계속 같이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수기안토씨와 어촌계장의 빠른 판단과 용감한 행동 덕분에 경정3리 마을은 대형 산불 속에서도 단 한 명의 인명 피해 없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이 사실이 전해지며 전국적으로 훈훈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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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연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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