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후 집착, 옛 남친 살해 시도… ‘경동맥 위치’까지 검색한 여성
사귀던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에도 집착을 멈추지 못한 20대 여성이 결국 살해를 시도한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23일 인천지방법원 형사13부(장우영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25세, 여성)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3년 8월 17일 오후 10시 15분경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PC방에서 전 남자친구 B씨(23세)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은 A씨가 B씨와 헤어진 이후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5월, 자신과 결별한 B씨가 새로운 연애를 시작한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B씨에게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B씨와 그의 새로운 여자친구를 조롱하는 글을 올리는 등 공격적인 행동을 이어갔다.
이후 그녀는 범행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기 시작했다. 사건 전 약 열흘 동안 ‘남자 경동맥 위치’, ‘회칼’, ‘살인미수 형량’ 등을 인터넷에서 검색하며 살해 방법을 찾았다.
사건 당일에는 흉기 3개를 준비해 B씨가 자주 가는 PC방을 찾아갔다.
A씨는 평소 B씨가 주로 앉던 자리를 확인하고 기다리다가, PC방에서 귀가하려는 B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렀다. 다행히 현장에 있던 PC방 사장과 다른 손님들이 즉각 나서 A씨를 제압하면서 추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헤어진 연인에게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살인을 계획했고, 실행에 옮겼다”며 “피해자가 생명을 잃을 뻔한 중대한 범죄였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범행 당일에도 B씨의 동선을 따라다니며 기회를 노리는 등 계획적인 범행을 저질렀다”며 “그 수법이 매우 위험하고 잔인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이전에 형사처벌이나 수사를 받은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헤어진 연인에게 집착하는 행위가 극단적인 범죄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남았다.
법조계와 전문가들은 관계가 끝난 이후 상대방에게 집착하거나 괴롭히는 행위가 엄중히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건은 집착과 통제가 어떻게 비극적인 결말을 초래할 수 있는지 경각심을 일깨워주며, 관계를 맺는 데 있어 상호 존중과 건강한 거리두기의 중요성을 되새기게 한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