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많은 눈, 강수량 부족…봄철 이상기후 가능성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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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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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픽사베이)

지난 겨울 한반도는 예측이 어려운 날씨 속에서 급격한 기온 변화와 이상기후 현상을 반복적으로 경험했다.

예상보다 적은 강수량에도 불구하고 전국 곳곳에 많은 눈이 내렸으며, 강력한 한파와 이상고온이 교차하며 변덕스러운 기후 패턴이 지속됐다.

기상청이 6일 발표한 ‘2023~2024 겨울철 기후 특성과 원인 분석’에 따르면 지난 겨울철 (12월~2월) 전국 평균기온은 0.4도로 평년(0.5도)과 유사했으나, 전년(2.4도) 대비 2.0도 낮았다. 특히 1월과 2월 사이 기온 변화 폭이 컸다.

1월 초반에는 평년과 비슷한 기온을 유지했으나, 중순부터 북극진동(Polar Vortex)의 영향으로 한파가 찾아왔다.

북극진동은 북극 상공의 찬 공기 소용돌이가 강약을 반복하며 중위도 지역의 날씨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으로, 지난 1월 한반도에 강력한 찬 공기를 유입시켰다.

이에 따라 서울을 비롯한 전국이 급격히 추워졌고, 일부 지역에서는 체감온도가 -20도까지 떨어지는 극한 한파가 지속됐다.

하지만 1월 하순부터는 따뜻한 이동성 고기압이 한반도를 덮으며 기온이 급상승했다. 서울의 경우 1월 9일 최저 기온이 -9.7도였으나, 25일에는 최고 5.2도까지 올라 14.9도의 큰 일교차를 기록했다.

특히 1월 14일, 19일, 22~25일 사이에는 이상고온 현상이 반복되며 계절적 변동성이 극심했다.

2월 초부터는 다시 강력한 한파가 찾아왔다. 북대서양 폭풍 저기압으로 인해 우랄산맥 부근에서 ‘우랄 블로킹(Ural Blocking)’이 발생하면서 찬 공기가 한반도까지 확장됐다.

이에 따라 2월 평균기온은 -0.5도로 평년 대비 1.7도 낮아졌으며, 최근 10년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강수량 역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겨울철 전국 평균 강수량은 39.6㎜로, 평년 대비 43.6%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역대 4번째로 적은 강수량이며, 전년(236.7㎜)과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강수량이 적었던 것과 달리,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 전국 평균 눈일수는 21.9일로 평년보다 6.0일 많았으며, 역대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특히 설 연휴(1월 27~29일) 기간 동안 수도권과 충청, 전라 지역에 많은 적설량이 기록됐다. 하지만 지난 3개월 동안 내린 눈의 총량(27.4㎝)은 평년(25.9㎝)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한반도 주변 해역의 해수면 온도도 기후 변동성의 주요 요인이 됐다. 겨울철 평균 해수면 온도는 12.4도로 최근 10년 평균보다 0.2도 높았으며, 2019년(12.8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이 같은 이상기후 패턴이 향후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설 연휴에 내린 눈과 비로 일부 지역의 건조함이 해소됐지만, 전반적으로 건조한 날씨가 지속돼 봄철 산불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변덕스러운 기온 변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이상기후 대응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또한 “앞으로도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 감시를 지속하고, 신속한 기상 정보를 제공해 국민 안전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기후 변화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닌 장기적인 추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겨울철 강수량 감소와 이상기온 패턴은 봄철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산불 및 가뭄에 대한 대비가 필수적이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제는 단순히 한파와 폭염에 대비하는 것을 넘어 계절별 기후 변동성에 대한 체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특히 농업, 수자원 관리, 에너지 수급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후변화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국민들도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상 정보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의 기후 패턴이 더욱 불안정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와 시민 모두가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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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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