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이 피기 시작하는 계절,
가지마다 새순이 돋고, 메마른 땅 위로 색색의 꽃이 피어오르며,세상은 조금씩 따뜻해진다.
이렇게 생명이 피어나는 순간들 속에서,
우리 마음에도 작고 조용한 변화가 싹튼다.
바로 그 변화의 시작을 보여주는 영화가 있다.
장르: 드라마, 가족, 판타지
제작: StudioCanal, Heyday Films
감독: 마크 먼든 (Marc Munden)
원작: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Frances Hodgson Burnett)의 소설 비밀의 화원(The Secret Garden)
2020년 개봉한 시크릿가든 은 닫혀 있던 마음과 굳게 잠긴 정원이 다시금 피어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프랜시스 호지슨 버넷의 고전 소설 비밀의 화원(The Secret Garden)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꽃이 피듯 천천히 사람을 변화 시키는 시간에 대한 따뜻한 동화를 들려준다.
영화는 인도에서 부모를 잃은 10살 소녀 ‘메리 레녹스’가
황량하고 음산한 영국 시골의 대저택으로 보내지며 시작된다.
황량함만 가득한 이 곳에서,
메리는 엉망인 정원 속 비밀스런 공간을 발견하고 이를 비밀의 정원으로 칭하게 된다.
잡초에 덮이고 닫혀 있던 그 정원은 시간이 흐를수록 생명을 되찾고,
그 속에서 메리는 병약한 사촌 콜린, 정원사 딕컨과 함께 변화해 간다.
정원의 회복은 아이들의 마음을 치유하며, 이들 모두에게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이 작품은 1949년과 1993년에 이어 또 한 번 영화화 된 버전으로,
제작 당시에는 원작의 배경을 1차 세계대전 이후가 아닌 1947년,
인도 분리 직후로 옮겨 역사적 맥락을 더했다.
이를 통해 캐릭터들의 정서적 외로움과 트라우마를 더욱 현실감 있게 표현했다.
시각적으로는 CG를 적극 활용해 정원의 마법 같은 생명력을 환상적으로 표현했으며,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색채감과 조명으로 독특한 영상미를 완성했다.
시크릿가든은 정원이라는 공간을 빌려,
닫혀 있던 마음이 천천히 열리고 서로가 서로를 치유해 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생명을 잃은 듯 보였던 나무가 계절을 따라 꽃을 피우듯,
사랑받지 못했던 아이들의 마음에도 봄은 찾아온다.
세상의 어지러움 속에서 문득 고요한 위로가 필요할 때,
이 영화는 마치 오래된 정원의 벤치처럼 조용히 자리를 내어준다.
메리와 친구들이 닫힌 정원을 다시 열어가듯,
관객 역시 그들의 여정을 따라가며 내면의 굳은 문을 열어보게 된다.
한가로운 주말,
과거의 고전을 통해 오늘날 우리의 마음 속 한 켠을 어루만져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