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안 시행을 앞두고 최신 스마트폰 보조금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일부 판매점은 파격적인 보조금을 앞세워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으며, 스마트폰 시장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일부 온라인 스마트폰 판매점은 아이폰 16 일반 모델 128GB를 번호 이동 조건으로 구매할 경우 가격을 0원으로 책정했다.
플래그십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무료로 제공되는 이 조건은 소비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아이폰 16 플러스 128GB 모델도 동일 조건에서 단 10만 원에 구매할 수 있다.
이는 단통법 폐지안이 국회 소위원회를 통과하기 전인 지난해 11월 중순과 비교해도 상당히 낮은 가격이다.
당시 같은 조건에서 두 모델은 각각 20만 원 수준에 판매되었으나, 이번 보조금 증가로 10만~20만 원가량 추가 할인된 것이다.
특히 갤럭시 S24 256GB 모델은 번호 이동 시 오히려 소비자에게 현금을 돌려주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이 제품의 구매가는 70만 원을 넘었지만, 현재는 일부 판매점에서 ‘마이너스 가격’ 전략을 구사하며 소비자를 유치하고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작년 초 정부가 단통법 폐지를 선언한 후 하반기부터 장려금 지급 수준이 60만~80만 원까지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아이폰 16 같은 플래그십 모델이 공짜폰으로 전락하는 경우는 드물었지만, 단통법 폐지안 시행이 가까워지면서 일부 판매점에서 보조금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고 말했다.
단통법 폐지안은 이동통신 단말기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 상한을 폐지하고, 선택약정할인제도를 전기통신사업법으로 이관해 유지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로 인해 보조금 제한이 사라지고 시장 경쟁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조금 경쟁이 심화되면서 허위·과장 광고 등 불공정 행위가 증가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허위 광고, 사전승낙서 미게시 등 불공정 행위를 상시 감독하며 이용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통신업계 내부에서는 이번 보조금 경쟁이 시장 전체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일부 판매점에서 과도한 보조금을 제공한 사례가 있었지만, 전체 시장으로 퍼지지는 않았다”며 “현재는 통신 가입자가 포화 상태에 도달해 경쟁이 줄어든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통신사들이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사업으로 눈을 돌리면서 과거와 같은 치열한 보조금 경쟁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단통법 폐지는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지만,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한 관리가 필요하다.
단통법 폐지 이후 보조금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지, 소비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앞으로의 시장 변화와 정부의 규제 정책에 달려 있다.
신혜연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