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인도네시아 축구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는 1월 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A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끈 신태용 감독과의 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협회 측은 “이번 결정은 축구대표팀의 성과와 장기적인 목표를 두고 심사숙고한 끝에 내려졌다. 인도네시아 축구 발전에 기여한 신태용 감독님의 밝은 앞날을 기원한다”고 전했다.
신태용 감독은 2020년 인도네시아 사령탑에 부임해 동남아시아 축구계에서 변방으로 평가받던 인도네시아를 경쟁력 있는 팀으로 성장시켰다.
신태용 감독은 미쓰비시일렉트릭컵 준우승(2020)과 4강 진출(2022)을 이끌었고, 아시안컵에서는 베트남을 꺾고 사상 첫 16강 진출을 달성했다.
최근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도 일본과 호주에 이어 조 3위를 기록하며 본선행 가능성을 남겼다.
하지만 PSSI는 최근 미쓰비시컵 조별리그 탈락을 이유로 경질을 단행했다.
다만, 해당 대회는 A대표팀이 아닌 U-23 대표팀이 출전한 대회였기에 현지 언론과 축구계는 이 같은 결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신태용 감독 경질의 배경에는 에릭 토히르 PSSI 회장과의 불화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축구 관계자는 “최근 미쓰비시컵 대회 기간 중 토히르 회장이 특정 귀화선수 기용과 관련해 부당한 요구를 했다가 신태용호 코칭스태프와 불편한 기류가 만들어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어 “이후 토히르 회장이 ‘유럽 출신 귀화선수들이 대표팀의 주축을 이루는 만큼, 유럽축구에 능통한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공공연히 하며 유럽 출신 새 감독을 물색해왔다”고 밝혔다.
신태용 감독의 경질 소식이 전해지자 그의 아들 신재원(성남FC)은 자신의 SNS를 통해 “신태용 감독 없이 당신들이 얼마나 멀리 가는지 보자”라며 협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신태용은 인도네시아에 모든 걸 쏟아 부었다”고 전했다.
이어 “(아버지 신태용 감독이) 지난 5년 동안 (인도네시아의) FIFA 랭킹을 50단계 올려놓았고,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에서도 조 3위인데 경질이라니…”라며 협회의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PSSI는 이미 차기 감독으로 유럽 출신 지도자를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신태용 감독의 공백이 인도네시아 축구에 미칠 여파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이번 결정이 향후 대표팀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