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학대 논란에 대구가톨릭대병원 공식 사과…“머리 숙여 깊이 반성”

대구가톨릭대병원이 신생아 중환자실 간호사의 부적절한 SNS 게시물로 불거진 신생아 학대 논란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고개를 숙였다.
병원은 해당 사건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과 함께 경찰 수사에도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4일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건으로 인해 충격과 상처를 받으신 모든 분들께 깊이 사죄드린다”며 “병원은 사안의 엄중함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어제 저녁 피해 환아 보호자와 병원장이 직접 면담을 갖고 공식 사과를 전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병원 소속 간호사 A씨가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신생아 중환자실 내에서 촬영한 사진과 함께 부적절한 문구를 게시한 것이 발단이 됐다.
A씨는 신생아를 무릎에 앉히거나 안고 있는 사진과 함께 “분조장(분노조절장애) 올라오는 중”, “낙상 마렵다”라는 문장을 남겨 충격을 안겼다.
이 게시물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공분을 샀고, 결국 경찰 고발로까지 이어졌다.
피해 환아의 부모는 해당 간호사 A씨와 병원장을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부모 측은 “우리 아이 외에도 학대 피해를 입은 아이가 최소 5명, 가담한 간호사도 3명이 더 있다”고 주장하며 추가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병원 측은 A씨가 이미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라고 밝히면서도, 단순한 사직으로 사건을 마무리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병원은 해당 간호사에 대해 ▲재취업 금지 요청 ▲퇴직금 지급 보류 ▲간호사 자격 박탈 요청 등의 강도 높은 징계 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피해 아동과 보호자, 그리고 병원을 믿고 맡겨주신 모든 분들께 더 큰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통감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시스템 점검과 윤리 교육 강화 등 다각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병원은 아울러 이번 사건을 단순한 개인의 일탈로 보지 않고 조직 전반의 관리 시스템 부재가 있었는지 점검 중이며, 자체 진상조사와 함께 경찰 수사에도 전면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다른 간호사의 연루 여부와 유사 사례가 더 있는지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간호계 내부에서도 이번 사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대한간호협회는 “신생아 중환자실은 가장 연약한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공간이며, 이번 사건은 간호사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관련 간호사에 대한 엄중한 처벌은 물론, 윤리 교육과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로 대구가톨릭대병원은 물론, 전체 의료계에 대한 신뢰성 회복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보건복지부 또한 이번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유사 사례의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 강화 여부에 대해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의료인은 생명과 직결되는 직업인 만큼 윤리성과 공감 능력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SNS 등 외부 채널을 통한 의료 현장의 사적 노출에 대한 기준도 보다 명확히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이번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키며 경찰 조사와 병원 내부 조사 결과에 따라 중대한 파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의료계 전반에 대한 신뢰 회복이 얼마나 빠르게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