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맥주 가격 26년 만에 하락…외식물가 속 유일한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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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인트라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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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외식 시장에서 유례없는 ‘소주·맥주 가격 하락’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통계청이 6일 발표한 ‘2025년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주(외식)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3% 떨어지며 7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맥주(외식) 물가도 -0.7%로 4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외식 물가 상승률이 전체 물가보다 높은 상황에서도 소주와 맥주 가격만은 반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소주(외식)와 맥주(외식) 가격은 일반 식당과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주류 가격을 반영한다.

특히 소주(외식) 물가가 전년 대비 하락한 것은 2005년 7월 이후 20년 만이며, 맥주(외식) 물가의 마이너스 기록은 1999년 이후 약 26년 만의 일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업장들이 자체 할인에 들어간 게 가격에 반영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가격 역주행은 내수 침체와 자영업자들의 가격 인하 마케팅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출 부진에 시달리는 자영업자들이 비교적 마진이 높은 주류 가격을 먼저 내리는 방식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음식점은 소주 반값, 맥주 무료 등 파격적인 이벤트를 앞세우고 있다.

저가형 술집도 인기를 끌고 있다.

2023년 말 영업을 시작한 한 포차형 술집은 맥주 한 잔 1900원, 닭날개 한 조각 900원이라는 가격 전략으로 벌써 180여 곳까지 매장을 늘렸다.

소주·맥주 2000원을 전면에 내세운 고깃집 프랜차이즈 역시 1년 만에 지점을 두 배 이상 늘리며 전국 220곳을 돌파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예전처럼 소주로 4배 수익을 남기던 시대는 지나갔고, 이제는 마진을 줄이더라도 손님을 유치하는 게 더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특히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지난해 12월 이후 점주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술값 인하 전략을 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알코올 물가 하락은 정부의 세제 정책 변화와도 일부 연관된다.

국세청은 2024년 1월부터 ‘기준 판매 비율’ 제도를 도입해 주류 과세표준을 낮췄고, 이에 따라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등 주요 소주 업체들이 출고가를 10% 가까이 인하했다.

하지만 소비자 가격은 이후 한동안 상승세를 유지해 이번 가격 하락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소맥 디플레이션’의 이면에는 건설업 침체가 불러온 상권 위축도 있다.

건설업 취업자 수는 지난 2월 기준 190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16만7000명이나 줄었다.

이는 2021년 코로나19 여파 이후 처음으로 200만명 이하로 떨어진 수치다.

자영업자들은 매일 술을 소비하던 건설업 종사자들의 발길이 끊긴 점을 실감하고 있다.

물가 전반이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유독 소주와 맥주 가격만 하락한 것은 마케팅 전략이자 생존을 위한 ‘가격 경쟁’의 신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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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연 (karung2@sabanamedia.com) 기사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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