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저소득층, 강남 아파트 사려면 88년 필요…부동산 양극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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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파트 88년
(강남 아파트 살려면 88년 동안 모아야 한다, 사진 출처 - kb부동산 제공)

서울에서 저소득층이 최상급 입지의 고가 강남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하려면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88년 모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아파트 88년
(강남 아파트 살려면 88년 동안 모아야 한다, 사진 출처 – kb부동산 제공)

반면 강남과 한강변 고급 아파트는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며 부동산 시장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서울 연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의 소득 대비 최상위(5분위) 아파트 가격 배율(PIR)은 88.3배로 집계됐다.

이는 소득 대비 집값의 격차가 2023년 3월(90.6) 이후 가장 크게 벌어진 수준으로,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서울의 5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27억5169만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1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4억8998만 원으로 202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1분위 아파트 5.6채를 팔아야 강남권 고급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현상은 실제 거래에서도 확인된다.

강남과 성동구 등 주요 상급지는 가격이 급등하는 반면, 서울 외곽지역의 저가 아파트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성동구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159㎡는 지난 2월 135억 원에 거래되며 불과 7개월 만에 25억 원(22%) 상승했다.

반면, 노원구 상계동 임광아파트 전용 122㎡는 9억9500만 원으로 2021년 대비 3억4000만 원(25%)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부동산 양극화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021년에는 저금리 정책으로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했던 반면, 현재는 강남권과 한강변을 중심으로 특정 지역에서만 가격 상승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우리은행 함영진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현재는 강남권이나 한강변을 중심으로 신고가 사례가 나오고 있으며, 저가 아파트와의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현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중산층조차 서울에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서울의 연소득 중위값(3분위) 대비 주택 중위값을 나타내는 PIR은 10.1배로 집계됐다.

이는 연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중간 가격대의 집을 사는 데 10년 이상 걸린다는 의미다.

특히 이 배율은 2023년 3분기(9.8) 대비 증가한 것으로, 불과 한 분기 만에 내 집 마련 기간이 3개월 더 늘어난 셈이다.

소득 대비 집값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중산층 역시 주거 안정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중산층도 내 집 마련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으며, 강남권과 비강남권 간의 가격 격차는 더욱 커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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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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