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7만8000달러대 하락… 트럼프 행정명령에도 시장 ‘흔들’
가상화폐 시장이 또 한 번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비트코인(BTC)은 한때 9만 달러를 넘어서며 강세를 보였지만, 다시 8만 달러 선이 무너지고 7만8000달러 내려앉았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7만8303.03달러로 24시간 전보다 4.61% 하락했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도 5.02% 떨어진 1만916.85달러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XRP(리플, -2.05%), 솔라나(-7.89%), 도지코인(-6.18%) 등 주요 가상화폐 가격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이 8만 달러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27일 이후 11일 만이다.
당시에도 7만8000달러 선까지 하락한 후 빠르게 반등했지만, 이번에는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 약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비트코인 전략 비축 행정명령의 기대감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2일 비트코인을 포함한 5개 가상화폐를 전략 비축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9만4000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정부가 직접 세금으로 가상화폐를 구매하지 않는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기대감이 사그라들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심화되면서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가 커진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이 추가 관세 정책을 발표한 데 이어 중국이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가상화폐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백악관 디지털 자산 정상회의와 트럼프 대통령의 비트코인 전략 비축 행정명령이 이미 발표됐지만, 가상화폐 시장은 단기적인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신 관세 전쟁과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투자 심리를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상화폐 헤지펀드 QCP는 “가상화폐 시장이 새로운 계기를 찾을 때까지 비트코인과 주식 간의 상관관계는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이어 “두 자산군 모두 최근 저점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관세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시장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용현 (kor3100@sabana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