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볶음면, 글로벌 돌풍! 삼양식품, 농심 제치고 라면 시장 판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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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불닭볶음면’ 돌풍을 일으키며 ‘K매운맛’ 유행을 선도한 삼양식품이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국내 라면 시장에서 농심을 앞질렀다.
매운맛 트렌드를 활용한 성공적인 해외 진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1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44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33% 급증한 수치로, 삼양식품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3000억 원을 돌파한 것이다.
반면, 농심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23.1% 감소한 1631억 원에 그쳐 명실상부한 ‘불닭 돌풍’의 영향력을 실감하게 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불닭 브랜드’의 인기가 지속 확산하며 해외 수요가 급증한 것이 최대 실적 달성의 주요 원인”이라고 전했다.
이어 “오는 6월 준공될 밀양 2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해외 매출 확대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불닭볶음면’ 시리즈는 수년째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며 K-푸드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았다.
틱톡과 유튜브 등 글로벌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는 불닭볶음면을 먹고 매운맛을 견디는 ‘불닭 챌린지’가 꾸준히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각국의 먹방 크리에이터들은 불닭볶음면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자연스럽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이와 함께, 삼양식품은 최근 미국 시장에서 2010년대 초반 출생한 ‘알파 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로 선정되며 또 한 번 주목 받았다.
미국 대형 리서치 기업인 누머레이터(Numerator)는 2023년 알파 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 1위로 ‘삼양(Samyang)’을 발표하며, “틱톡의 ‘불닭 챌린지’ 바이럴 효과에 힘입어 미국 내 멜린다(핫소스), 후이퐁푸드(스리라차 소스)와 함께 최상위권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반면, 전통의 강자 농심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감소했다.
농심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소비 둔화로 인해 판매 촉진 비용 부담이 늘어났고, 원재료 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성까지 더해지면서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매출에서는 여전히 농심이 삼양식품을 압도하고 있다. 지난해 농심의 매출은 3조 4387억 원으로, 삼양식품(1조 7300억 원)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이라는 글로벌 히트 상품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해외 진출 전략을 펼친 것이 이번 실적 성장의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또한 K-푸드 열풍과 맞물려 매운맛을 즐기는 해외 소비자층이 급증하면서 삼양식품의 글로벌 시장 입지가 더욱 강화됐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삼양식품이 앞으로도 불닭볶음면의 브랜드 확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밀양 2공장의 본격 가동이 해외 물량 공급 안정화에 기여하면서, 추가적인 매출 성장세가 예상된다.
한편,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외에도 다양한 신제품 개발을 통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으며, 차세대 K-푸드 트렌드를 이끌기 위한 전략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삼양식품이 농심을 제치고 국내 라면 시장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