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주택서 세 모녀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현장에 남겨진 생활고 호소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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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주택에서 세 모녀가 숨지거나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현장에는 생활고를 비관하는 내용이 담긴 글이 남겨져 있어 경찰이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12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2분경 부산 동구의 한 주택에서 40대 여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 공간에 있던 60대 어머니 B씨와 40대 또 다른 딸 C씨는 의식을 잃거나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져 있었으며,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재 두 사람은 치료를 받고 있으나 정확한 상태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들을 발견한 것은 가족이었다. 경찰 신고를 접수한 소방당국은 현장에 도착한 뒤 즉시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으나 A씨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고, B씨와 C씨는 가까운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 치료를 받게 됐다.
경찰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주택 내에는 이들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글이 발견됐다. 글에는 생활고로 인해 힘든 상황을 토로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며, 유족과 지인들을 대상으로 경제적 어려움이나 기타 특별한 사정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현재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점과 생활고를 비관하는 글이 발견된 점 등을 근거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또한, 이들이 복용한 약물이나 독성 물질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검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이웃 주민들은 이들 가족이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다며 특별한 갈등이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이 가족이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경찰은 “현재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현장 감식 결과와 부검을 통해 사망 원인을 명확히 밝히겠다”고 전했다.
이처럼 생활고로 인해 발생하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찰과 지자체는 유사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긴급 복지 지원 체계를 점검하고, 도움이 필요한 가정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경찰청은 이번 사건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며, 사망한 A씨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부검을 실시할 방침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소율 (lsy@sabanamedia.com) 기사제보